공자는 제자들에게 ‘의로움과 가까이 지내는 것’을 군자라고 말하면서 의지여비(義之與比)를 강조했다. 문제는 어떤 사람이 군자인가 하는 것이다. 대부분 언어가 그렇지만 군자(君子)의 뜻을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유교에서는 대체로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지성인'을 일컫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춘추시대 때에는 높은 벼슬을 한 사람을 부르는 말로도 쓰였으며, 아내가 남편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했다. 

이처럼 언어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 의미를 조금씩 달리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공자가 말한 군자는 간단하다. 의(義)에 따르는 사람이 바로 군자라는 것이다. 그러면 또 누군가는 도대체 의(義)가 무엇이냐고 물을 것이다. 의는 ‘사람으로서의 행해야 할 바른 도리’를 말한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고, 또 웃어른을 공경하고, 진리와 정의 편에 서려고 노력하는 것들이 모두 의(義)에 해당하는 말이다. 

어쩌면 너무나 진부하고 고리타분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삶의 근간은 이런 것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아무리 첨단 시대를 살아간다고 해도 이런 근본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확장해 가다 보면 우리가 왜 의롭게 살아야 하는가, 금방 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이 세상의 일에 대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도 없고, 또 반드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도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은 모두 상대적이라 언제든지 변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인 입장을 견지하다 보면 항상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판단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군자의 도리와는 상충된다는 게 공자의 가르침이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자기 희생이 따를 때도 있지만 만약 의를 좇는 일이라면 그런 희생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이 바로 군자인 셈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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