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을 가다가 어떤 어르신이 길바닥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얼마나 진지하게 신문을 읽고 있던지 사람이 다가가도 모를 정도였다. 나는 공원 벤치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고 있는 사람을 보면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아마도 내가 신문밥을 먹으며 살고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다들 알다시피 종이신문을 인쇄하는 신문사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앙이나 지방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제 사람들은 종이로 된 활자를 읽지 않고 모니터를 통해 활자를 스캔하는 시대가 되었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모니터보다 활자로 된 내용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또 기억한다고 한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닐 테지만, 신문은 다양한 용도로도 활용된다. 비오는 날에는 신발 습기를 말리는 데도 사용하고, 과실 농가는 과일을 보호하는 데도 사용한다. 어디 그 뿐인가. 주방에서 마늘이나 파를 다듬을 때는 물론 전을 부칠 때도 신문은 아주 유용하게 사용된다.

나는 어르신이 보고 있는 신문이 궁금해 말을 거는 척하면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우연하게도(정말 우연하게도!) 광양경제신문을 정독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물었다. “어르신, 이 신문을 보니 어떠신가요?”그러자 어르신이 대답했다. “아, 동네신문이라고 우습게 볼 게 아녀. 참으로 좋은 정보와 또 유익한 내용들이 많아. 그래서 마음에 드는 내용은 따로 보관을 해 둬” 라며 고개를 들지도 않고 대답했다. 

이날 만큼은 신문밥을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해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그렇다. 나를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누군가는 자신이 하는 일을 통해 위로 받고 격려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 내가 하는 일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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