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문턱 너무 높아... 은행권, ‘역마진’ 손실 우려”

‘청년층 목돈 마련’을 위해 오는 15일 출시되는 청년도약계좌의 우대금리를 놓고 설왕설래 말들이 많아지고 있다. 5년간 5000만원의 목돈을 모으려면 금리가 6% 정도 돼야 하는데, 은행들이 제시한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워 6%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 반면 현재 금리 상황에서 6%를 맞추려면 은행의 역마진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 은행을 포함해 11개 은행은 지난 8일 청년도약계좌의 잠정 최고 금리로 5.5~6.5% 를 제시했다.

윤석렬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청년도약계좌는 연 6%의 금리로 5년간 매달 70만원을 적금하면 정부 지원금(월 최대 2만4000원)을 더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다수 은행들은 이같은 상품 취지에 맞춰 ‘최고 금리 6%’를 책정했다.

문제는 최대 2% 포인트 우대금리를 다 받아야만 연 6%의 금리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은 우대금리 조건으로 △급여이체 통장 사용 △카드 결제실적 △ 마케팅정보 제공동의 △ 만기까지 가입 유지조건 등을 내걸고, 항목별로 0.1~1%포인트를 책정했다. 청년들 사이에선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롭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가장 논란이 되는 우대금리 조건은 카드 사용 실적이다. 하나은행은 청년도약계좌 가입 후 월 30만원 이상, 36회 이상 하나카드 결제 실적이 있어야 연 0.6%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하나카드로 3년간 최소 1080만원을 써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은행도 월 30만원이상, 청년도약계좌 가입 기간의 2분의 1 이상 우리카드 결제 실적을 보유한 가입자에게 연 1%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NH농협은행 역시 월평균 20만원 이상의 카드 실적을 요구했고, 신한은행도 신한카드 결제 실적 30개월 이상이어야 금리를 0.5% 포인트 추가로 높여준다. 은행들은 급여이체 조건에도 0.5~1%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책정했는데, ‘주거래 은행을 바꾸라’는 의미여서 청년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권 때 출시된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하면 기본금리는 낮고 우대금리는 높은 편이다. 청년희망적금은 기본금리 5%에 우대금리 0.2~1%였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우대금리를 줄이고, 현재 3.5~4.5%인 기본금리를 더 높여 은행별로 최종 금리를 차별화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들은 팔면 팔수록 손해인 ‘역마진’ 우려가 크다며 곤혹스럽다는 표정이다. 기본금리는 충분히 높은 수준인데다, 우대금리 조건도 기존 직장인 적금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중마동 모 농협 관계자는 “앞으로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가입자 규모에 따라 은행별로 수천억원씩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데 어느 금융권이 선듯환영하겠냐”고 지적했다. 은행들은 금리를 조정해 14일 최종금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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