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시작됐던 ‘광양용지큰줄다리기 마을축제’가 지난 7일 태인동 용지마을 어울림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300여명의 주민과 관람객들이 참석해 용지를 넘어 태인동 주민들의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는 뜻깊은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민점기 시인의 5부 작 연작시 ’용지큰줄다리기’ 낭송을 시연해 큰 박수를 받았다. 민 시인은 연작시를 통해 광양김의 역사와 유래를 장엄한 서사시로 읊어 감동을 안겨줬다. 또한 이날 김양식 체험, 김 음식 만들어 먹기, 음악 공연, 태인동 문화 공연 등 흥겨운 한마당을 비롯해 용지큰줄다리기의 보존과 전승에 이바지해온 용지큰줄다리기 줄소리 기능보유자 김금호. 송재민 씨에게 공로상을, 김재주 태인 풍물단 단장에겐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영웅 축제추진위원장은 “용지 마을의 옛 조상들은 재난과 역경이 있을 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용지 큰줄다리기라는 집단놀이를 통해 화합과 단결의 힘을 길러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생산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300여 년 동안 면면히 맥을 이어온 김 품작기원 용지 큰줄다리기는 2022년 문화재청 문화유산발굴육성사업으로 선정돼 현재 기록화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겨루기가 상대방의 진지에 들어가 정복해 승리하는 방식인데, 줄다리기의 승부는 뒷걸음질 쳐야만 이기는 독특한 놀이일 뿐만 아니라 상대편을 내 땅으로 끌어와 동화시키는 화합단결의 놀이”라며 “그동안 용지큰줄다리기를 보존하고 전승해 나가기 위한 용지큰줄다리기 보존회의 노력에 큰 힘 되어 준 광양시, 광양제철소, 광양시새마을금고, 각급기관단체, 상생협약 22개 사회단체와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용지큰줄다리기는 1643년 김여익 공의 세계 최초 김양식법 개발 전파로 김의 원산지가 된 태인동 용지마을에서 김 풍작과 주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매년 정월대보름날 저녁에 성행했던 민속놀이다. 1700년대 초기에 시작돼 250여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다가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50여 년 동안 재현하지 못했는데, 줄다리기에 직접 참여했던 주민이 생존해 있는 점을 착안, 발굴 복원한 후 1993년 제23회 남도문화제에 참가해 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가치를 알렸다. 

2016년에는 광양시, 구례군, 하동군의 영·호남 화합행사, 2018, 2019년 제12회 태인 문화제 개최 등 매년 재현 행사는 물론, 지역민과 지역 근로자를 위한 강연회 개최 등을 통해 광양시 대표 전통 민속놀이로 자리매김했다. 용지 큰줄다리기의 특징은 진잡이 마당에서 부르는 줄 소리의 가락과 선율이 묵직하고 듬직한 남성적인 기상이 넘쳐흐르고 후렴구인 ‘우이여 헤~에’는 용지 큰 줄다리기 특유의 후렴구로 독특한 리듬감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고걸이’ 과정에서 성행위를 풍자하는 유희성(遊戱性)은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것으로 독특하며 또한 제의(祭儀)장면에서 김풍작을 기원하는 용왕제를 모셔 세계 최초 김 시식지(雍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격렬한 큰 줄다리기 승부가 끝나면 승자와 패자가 한 덩어리가 돼 농악에 맞추어 춤추고 노래 흥겨운 하며 마을 전체 화합과 단결을 다졌다. 이날 처음 참석했다는 시청관계자는 ”이런 줄다리기는 어느 마을에서도 보긴 힘든 독특한 문화놀이라“며” 앞으로도 이 놀이를 잘 보존해 광양시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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