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 애국지사는 마지막 경주 최부자' 
 

옥룡에 사는 김형택 씨의 고조할아버지는 애국지사 김상후 선생이다. 김형택 씨는 지난 1일, 3·1절을 맞아 경주 최 부자 최 준 애국지사의 손녀인 ‘최희’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경남 거창 동계 정온 선생 고택에 다녀왔다. 최준 애국지사는 1884년 7월 27일, 경상도 경주부 부내면 교리(現 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69번지)에서 아버지 최현식과 어머니 풍산 류씨 사이의 4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경주 교촌 최 부잣집 12대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조달하는 등 이회영 지사와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마지막 경주 최 부자로 불린다.  1970년 10월 13일, 86세에 작고,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 받았다. 그의 둘째 남동생 최완도 독립운동가였다. 백범 김구 선생이 귀국해서 최준 애국지사를 경교장에 초대, 감사인사를 전했다고 한다. 

김형택 씨가 만난 최희 할머니는 올해 99세, 최준 지사의 장남 최식의 장녀로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 강천리 동계 정온 종가의 14대 종손인 초계 정씨 정우순과 결혼했다. 김형택 씨는 “김상후 고조할아버지와 최준 애국지사는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독립운동을 결의했다. 할아버지는 이후에도 광양의 김과 김부각을 매년 선물로 보내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돈독한 사이로 지내셨다”며 “갈수록 희미해져가는 3·1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두 분의 교류를 기리고자 손녀이신 최희 할머니를 만나서 담소를 나눴다. 99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커피도 타주시고 정신도 맑고 대화도 잘하셨다”고 말했다.

김형택 씨의 고조부 김상후 애국지사는 호는 금호(錦湖), 자(字)는 용여(用汝)로 1870년 광양시 옥룡면 상평에서 태어났다. 절충장군 첨지중추부사 호군 오위장 및 무주적상산 참봉을 지냈다. 1919년 4월 1일, 광양읍 빙고등, 지금의 우산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낭독하고 수백장의 태극기를 군중들에게 나눠주며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는 등 광양지역에서의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펼쳤으며, 이후 거액의 독립군 군자금을 지속적으로 상해 임시정부에 보냈다.

1919년 4월 2일에 일제에 체포되어 4월 26일 재판을 받고 5월 2일 보안법위반이라는 죄명으로 형이 확정됐다. 체포되어 형을 받기 전까지 한 달 동안 교도소에 수감됐었으므로 실제 9개월간의 수형생활을 했으며, 석방 후에도 불령선인으로 낙인찍혀 요시찰인물로 일제의 감시를 받았다. 김상후 애국지사는 일제의 고문후유증으로 고통어린 삶을 살다 해방을 1년 앞둔 1944년 9월 23일에 75세의 나이로 작고했다.

한편, 김형택 씨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재직중이며 고조할아버지인 김상후 애국지사의 수형기록과 집행원부와 같은 관련 자료들을 국가기록원 등을 쫓아다니며 꼼꼼하게 찾아내어 보훈처, 청와대 등에 서한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했다. 그 결과 김상후 애국지사는 2002년에 독립유공자로 추서됐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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