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좀처럼 노자의 도가사상을 인용한 적이 없지만, 정치와 관련해서는 노자 사상을 인용(위령공 편)한 적이 있다. 바로 무위이치(無爲而治)가 그렇다. 이 말은 스스로 애쓰지 않고 나라를 잘 다스린다는 뜻으로, 순임금이 그랬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한 말이다. 무위이치는 도가(道家)주의가 내세우는 정치의 중심개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인(仁)의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유가주의 역시 무위이치를 이상으로 삼고 있다.

도가에서 말하는 무위(無爲)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인위적인 간섭이나 잡다한 규제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노자는 무(無)를 유(有) 보다 한 단계 우위에 두었다. 만물의 본체는 무(無)이며 무에서 유가 나오기(有生於無)때문이라는 것. ‘즉, 무위(無爲)하지만 다스려지지 않는 게 없고(無爲而治), 다투지 않고도 승리하는 무위이화(無爲而化)의 통치술을 강조했던 것이다.

솔직히 서양의 합리주의적 생각으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자연의 순리를 최고의 원리로 두고 생활했던 동양인의 관점으로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다. 이처럼 공자가 굳이 도가의 무위정치를 인용한 것은 순임금이 베푼 덕치(德治)에서 그 전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순임금은 뛰어난 인재를 뽑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결과 나라가 태평하게 되었다는 것을 교훈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작금(昨今)의 우리나라 정치는 순전히 권력만 좇는 모리배(謀利輩)들로만 득실대고 있어 국가의 미래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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