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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살아있습니다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3.01.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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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는 나무라고 호흡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사람도 손톱발톱을 너무 짧게 자르면 아프기도 하고 불편할 때도 있다. 요즘 부쩍 천둥벌거숭이가 된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낙엽활엽수종들은 잎을 떨어뜨리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천둥벌거숭이가 된 채 가지가 싹둑 잘려나간 나무들을 보고 있으려니 겨울을 잘 나고 있는지 감정이입이 저절로 되고 만다.

가지치기를 너무 짧게 한 나무, 오랜 병을 앓았지만 병명이 뭔지 모르는 아픈 나무들도 도심 곳곳에서 눈에 띈다.
생활권내에 심어져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가로수들의 건강은 곧 도시의 건강과 생태계, 또 사람들의 건강과도 무관하지 않다.

골약동에서 광양읍으로 나가는 고속도로 경사진 언덕에 심어진 배롱나무는 가지치기가 다소 과하게 되어있는 것 같아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대학교 수목진단센터 담당 교수에게 물어보니 배롱나무는 강하게 전정을 하게 되면 수세가 약해져서 이듬해 봄에 흰가루병 등 병해에 약해지므로 가급적이면 강 전정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해준다. 사람으로 치면 면역이 약해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나 할까...

반면 ‘그렇게 하는 게 맞지만 일을 하다보면 어쩔 수가 없다’며 조경업을 소득수단으로 삼는 사람들은 학자의 원론적인 말에 토를 달기도 한다. 수목이 자라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엽면적을 감소시키는 것이 전정인데 너무 과도하게 전정을 하게 되면 오히려 수목의 건강을 해칠 수가 있다.

나무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나 아직 괜찮아요. 그래도 하신다면 조금만, 남은 시간 건강하게 살고 싶으니 조금만 더 살펴주세요. 나도 살아있습니다’ 라고......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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