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행인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것은 작은 천막포장 아래서 김이 솔솔 나는 길거리 음식들이다. 붕어빵, 호두빵, 오뎅, 호떡, 떡볶이 등등......군것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 앞을 지나노라면 한번쯤은 지갑을 열고 싶은 그런 곳. 오르지 않는 게 없다는 요즘, 붕어빵은 두 마리에 천원, 오르는 물가에 힘입어(?) ‘붕어빵’은 길거리 음식의 황제가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광양읍 김옥순 씨는 붕어빵을 팔지 않는다. “붕어빵을 파는 곳은 여기저기 많아서 중복을 피하려고 호두빵을 메뉴로 정했다. 자식들이  다 성장했지만 백세인생에 그냥 하루하루를 흘려보내기 아깝다“며 ”일을 해서 얻는 수입으로 노후준비도 하면서 틈틈이 좋은 일도 하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양읍에서 28년동안 카페를 운영했다는 김옥순 씨는 카페를 하는 동안 부모 없이 월세를 내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청소년들과 미혼모들을 도왔다고 한다. 지금도 어린이재단, 후원회 등 단체에 매월 일정한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한 곳에서 6년째 하고 있으니 단골도 많다. 순천에서까지 사러 올 만큼 젊은 엄마들이 많은 회원으로 있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어느 맘 카페에 소문이 났다고 자랑한다. 특히 입맛이 없는 임산부들이 일부러 사러 올 때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한다.

김옥순 씨는 “광양 토박이에 아들이 공무원이다. 그래서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재료는 물론이고 집기류까지 매일 소독을 한다”며 “반죽은 그날 필요한 만큼만 집에서 깨끗하게 준비해서 갖고 나온다. 신선한 우유를 현장으로 배달시키고 계란집 하는 친구에게 깨끗하고 좋은 계란을 사온다. 길거리 음식이지만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길거리 음식에 철학을 담은 김옥순 씨의 호두빵집은 아침 10시 10분에 문을 열고 오후 4시 40분에 닫는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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