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백운산에서 토벌대 총탄 맞고 체포, 35년 9개월 수형생활 후 출소 

비전향 장기수 중 유일한 생존자 김영승 선생이 회고록을 펴내고 ‘미니 북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 19일, 옥곡 배 모씨의 집에서 열린 ‘미니 북 콘서트’에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 온 50여명이 참석, 회고록 형태로 나온 김영승 선생의 출판을 축하했다.
‘백운산 봉우리에 남겨진 이름 마지막 소년 빨치산’이라는 부제가 달린 선생의 회고록에는 ‘평등세상’을 꿈꾸며 죽음을 불사하고 빨치산 활동을 해 온 파란만장한 소년 빨치산의 삶이 오롯이 녹아있다.
1935년 전남 영광군 모량면 삼학리 신성부락에서 7남매 중 셋째아들로 태어난 김영승 선생은 16세이던 1950년 10월 영광 태청산으로 입산, 1951년 나주 금성산을 거쳐 1954년 광양 백운산에서 토벌대의 총탄을 맞고 체포될 때까지 빨치산으로 활동했다. 
김영승 선생은 재판에서 동료의 밀고로 행적이 드러나 사형수가 되었다가 다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다. 1973년 전향공작반의 잔혹한 고문으로 전향을 요구받았으나 갖은 고초를 이겨내며 1989년에 35년 9개월의 수형생활을 끝내고 비전향장기수로 만기 출소했다.
이날 ‘미니 북 콘서트’에 참석한 김형택 씨는 “평범했던 한 소년이 빨치산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1951년에서 1954년까지 광양 백운산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빨치산 활동에 대한 한국 현대사의 아픈 이야기를 실감나게 들을 수 있었다.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빨치산이 되기 위해서는 총 맞아 죽을 각오, 배고파서 굶어 죽을 각오, 추워서 얼어 죽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이유로 이 모든 것을 견디며 역경의 삶을 살아야 했는지 그 신념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여순10·19 합동 추념식장을 찾은 김영승 선생은 책 속 작가의 말을 통해 “나는 소년 빨치산 출신으로 비전향 장기수의 한사람이다. 소년 빨치산 출신들이 많지만 징역을 36년 가까이 살고 출옥한 장기수 중 유일한 생존자이며 빨치산 종막을 고할 때 까지 증언할 수 있는 사람도 나 혼자 뿐이다”며 “험악한 가시밭길을 왜 선택했는지를 이야기 한다면 끝이 없겠지만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더듬고 현장을 확인하는 노력 끝에 어설픈 기록이나마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산에서 투쟁하며 그때그때를 기록할 수 없는 상태에서 기억과 함께했던 동지들의 기억을 공유하면서 사실로 객관화된 기억들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출옥 후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 생각하고 꾸준히 실천한 것은 당시 현장을 촬영하는 것과 매일 일기를 쓰는 일이었다. 이를 통해 과거행적을 자료로 기록하고 매체에 기고를 해 아픈 현대사를 공유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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