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구미에 딱 맞는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는 건 불가능하다. 애초에 이상적인 배우자란 이상 속 인물일 뿐이며, 그 환상을 깨지 못하면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 어린 시절 동화책에서 읽었던 나의 잃어버린 반쪽 같은 건 없다. 당신의 모자란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 줄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든가 소울메이트가 존재한다든가 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속 이야기에 불과하다. 배려하고 적응하며 서로에게 적절히 맞는 남자 또는 여자가 되어 가는 과정이 현실의 연애이고 결혼이다.

사랑에 빠지면 우리는 상대와 함께하기 위해 오랜 습관, 버릇, 때로는 생각이나 입맛까지 바꾼다. 수십 년 살아온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빠진 연인들은 그 놀랍고 아름다운 사랑의 과정을 기꺼이 견딘다. 이렇듯 특별한 운명의 상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으로, 연인과 함께 만드는 하루하루가 바로 운명의 나날인 것이다.

"전쟁에 나갈 때는 한 번 기도하고, 바다에 나갈 때는 두 번 기도하고, 결혼하기 전에는 세 번 기도하라."는 러시아 속담처럼 결혼은 그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결혼 전에는 눈을 크게 뜨고, 결혼 후에는 눈을 반쯤 감아라.’는 말처럼, 결혼 전에 씌어 있던 사랑의 콩깍지가 벗겨져 단점이 보일지라도 눈을 감아주고 보완해 주면서, 서로 맞춰 가며 살아야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유머감각, 경제적 능력, 수려한 외모 등을 이야기한다. 누구도 ‘가치관의 공유’를 사랑의 이유로 말하는 경우가 잘 없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오랫동안 유지해 온 부부들은 하나같이 ‘가치관의 공유’야말로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고 말한다.

경험자들은 함께 삶을 살아가는 두 사람 사이에 생기는 문제는 가치관의 차이에서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즉 종교, 교육, 정치 등에서 서로의 가치관의 차이로 종종 부딪치게 된다는 것이다. 비록 가치관이 다르지만 사랑하니까 결혼 후 배우자를 변화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생각으로, 상대방을 바꾸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가정은 전쟁터가 되기 쉬우며, 결혼 후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혼 생활을 시작하면 사랑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금세 신기루에 지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사랑은 결혼 생활을 통해서 서서히 자라나고 평생을 키워 가는 것이다. 처음엔 사랑이 육체적으로 끌리는 감정이었다면 그 다음의 사랑은 비슷한 관심사나 취미활동을 통해서 만들어 가는 행복이다. 따라서 부부가 가치관이 비슷하다거나 취미가 같다면 결혼생활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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