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산업 집중 벗어나 지역균형 발전 위한 장기적 투자 필요

▲지난 2021년에 열린 광양열처리지원동 개소식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은 그동안 우리 산업의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광양시에서도 지난해 전남 최초로 열처리지원동를 개소하고, 뿌리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첫 뿌리를 내리며, 열매를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역 뿌리 산업의 성공적 모델 정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이번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 主>

뿌리기술이란 금속소재 기반 공정기술인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공정기술을 말하며, 최근에는 뿌리기술이 대폭 확장돼 소재다원화 공정(사출ㆍ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조, 산업용 필름ㆍ지류 공정)과 지능화 공정(로봇, 센서, 산업지능형 SW, 엔지니어링 설계) 등 8개 차세대 공정기술이 추가돼 총 14개 공정을 뿌리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이어 이런 뿌리기술을 활용하여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이나 뿌리기술에 활용되는 장비 제조업종을 뿌리산업이라고 한다. 
뿌리산업은 국가 산업의 기초이기 때문에 국가 산업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뿌리산업 진흥 관련 법률을 마련해 관리해 오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뿌리산업이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산업에서 벗어나 미래형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하여 차세대 공정 중심으로 뿌리산업 특화단지를 지속 확대해나가는 한편, 초광역연계형, 서비스연계형, 에너지절감형 등 뿌리산업의 당면과제 해결에 초점을 맞춘 혁신활동을 집중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총 매출 규모 152조7천억 
2020년 기준 국내 뿌리산업 영위 사업체는 3만553개사이며, 금형 8,124개사(26.6%), 용접 7,036개사(23%), 표면처리 6,551개사(21.4%), 소성가공 6,019개사(19.7%), 주조 1,663개사(5.4%), 열처리 1,160개사(3.8%) 순으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총 매출(20년 기준)은 152조 7,233억원으로, 용접 46조8,530억원(30.7%), 소성가공 38조8,637억원(25.4%), 표면처리 22조8,878억원(15%), 주조 18조5,534억원(12.1%), 금형 18조708억원(11.8%), 열처리 7조4,946억원(4.9%)의 규모를 보이고 있으며, 총 영업이익은 5조9,23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소성가공 1조5,854억원(26.8%), 용접 1조4,643억원(24.7%), 표면처리 1조3,240억원(22.5%), 금형 8,262억원(13.9%), 주조 4,283억원(7.2%), 열처리 2,848억원(4.8%)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열처리 기술, 장기적 투자 요구   
한편 광양시열처리지원동과 관련 있는 열처리는 금속소재 6대 뿌리기술 중 하나로 다양한 온도로 가열하거나 냉각하는 등의 열변화를 통해 금속의 강도나 성질을 바꾸는 공정이다. 기계·자동차 부품의 강도, 내마모성, 정밀도 향상 등 제품의 품질을 최종 결정하는 고부가가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전남지역 기업은 지역의 열처리 산업 기반이 열악해 대부분의 열처리 공정을 타 지역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물류비 부담 가중, 제품개발 제한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광양열처리지원동이 문을 열면서 지역 내 중소기업들은 외주 가공에 따른 시간적, 경제적 손실이 크게 줄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열처리 산업의 특성상 수요자의 요구에 의해 신기술이 창출되며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어도 실용화까지는 장시간이 요구되고 있어 장기적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또한 뿌리산업이 수도권에 집중, 발전되다 보니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정부 지원 대책이 필요해 보이며, 광양에서도 익신뿌리산업특화단지가 조성된 만큼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뿌리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과 산업·경제 발전의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산학연 협력 통해 관련 인력 양성과 기업 지원 필요 

최 시 훈 순천대학교 첨단부품소재공학과교수

국내외 뿌리산업 동향은? 
뿌리산업은 제조공정을 이용하여 ‘원료를 소재로,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국가기반산업을 총칭한다. 뿌리산업은 제품의 형상 제조공정(주조, 금형, 용접×접합, 소성가공)과 소재에 특수기능을 부여하는 공정(열처리, 표면처리)으로 구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15년에 뿌리산업 진흥과 첨단화에 관한 법률 제20조에 근거하여 강화되는 환경기준에 대응하고 전력 등 에너지비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시켜 주고 고도화×첨단화가 촉진될 수 있도록 뿌리산업 특화단지를 지정하여 각종 지원사업을 뿌리기업들을 대상으로 시행 중에 있다. 최근 정부는 기존 제조기술에 대한 지원으로부터 업종별 스마트화 지원 및 제조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와 관련된 기술분야를 대상으로 지원을 전환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은 국가 차원에서 제조업에 대한 육성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제조업 부양을 위한 프레임워크 발표 및 제조업 증강법 시행과 제조업 기술 확장 파트너십을 60개 지역에 구축하여 중소제조업체을 대상으로 최신기술과 비즈니스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미래형 제조기술개발과 시장지향형 산업구조로의 전환을 위해 뿌리기술 등 17대 첨단 기술분야를 지원하는 하이테크 전략을 수립하여 막대한 지원금을 뿌리기술에 투입하고 있다. 

국내외 열처리 산업 동향은 어떤지?
국내 열처리 산업은 에너지를 다소비하는 업종에 해당하며, 소규모의 전문 임가공업체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 가치사슬상에 최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열처리 기업은 20년 이상된 노후화 설비가 많아 효율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나 기술력 및 자금력 부족으로 에너지 효율화와 관련된 실적이 부진하고 경영의 영세화로 관리 수준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품질 및 에너지 문제 대응을 위해 진공열처리, 플라즈마 질화 등 첨단 복합화 열처리 기술에 투자가 진행 중이나, 대형 고객사와의 협력구조를 형성시키는 부분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열처리 비전 및 발전 방향은 ?
2000년대 들어 시장 규모에 비해 열처리 업체의 급격한 증가로 기술보다는 가격경쟁이 심화되어 업체들의 수익구조가 동반 악화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차원의 장기 로드맵에 의한 기술 인력 투자가 없고 뿌리기술에 대한 인식전환이 어려워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은 자체 품질설계 기술과 평가 기술을 보유하여 극한환경에 사용되는 부품에 대한 열처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수강을 사용하여 저 변형 및 금형 수명향상 등의 열처리기술을 개발하여 이와 관련된 수요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금형 및 기계부품의 내구성 향상을 위한 신소재 및 열처리, 표면처리 공정의 복합화와 관련된 기술개발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광양 열처리산업의 활성화 발전 방향은? 
지난해 12월에 익신산업단지에 개소한 광양 열처리지원동에는 플라즈마 질화로, 무산화 침탄로, 대차식 열처리로, 초음파 세턱기 등의 최신 장비가 갖춰져 있다. 열처리지원동이 개소되어 지금까지 타 지역에 의존하였던 열처리 공정 지원을 가능하여 기업 차원에서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장비가 첨단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장비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지원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 우선 첨단 장비를 운영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채용하여 산학연 열처리 전문가 인력풀을 기반으로 장비 활용 서비스 시스템을 신속하게 구축해야 한다. 또한, 산학연 협력을 통해 시제품 제작 지원과 연구개발 지원을 통한 관련 인력을 양성하여 열처리 관련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할 시점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지성 기자  kopie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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