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연재 3분 한자 인문학
때론 돌려서 말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05.17 15:08
  • 댓글 0

사람이 살다보면 지름길 보다 돌아가는 길이 더 빠르고 안전할 때가 있다. 춘추전국시대 제(濟)나라의 유명한 정치가 안영이 제나라 王 경공을 모실 때의 일화다. 어느 날 왕이 사냥을 나갔는데 사냥지기가 자신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부주의로 왕이 사냥한 사냥감을 잃어버렸다.

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 자리에서 사냥지기의 목을 베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함께 사냥을 나갔던 주변의 신하들은 모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당황하고 있었다. 이 때 안영은 경공에게 직접 충고하지 않고 우회하는 전술인 "우직지계(迂直之計)"를 선택했다. 곧장 가는 것보다 우회하는 것이 효과적이란 "손자병법"에 나오는 계책 중의 하나다. 안영은 사냥지기 향해 큰 소리로 세 가지 죄목을 나열하며 꾸짖기 시작했다.

첫째는 군주의 사냥감을 잃어버린 죄. 둘째는 군주로 하여금 한낱 사냥감 때문에 사람을 죽이게 했으니 부덕한 군주로 만든 죄. 셋째는 군주가 사냥감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소문이 퍼지면 세상 사람들로부터 한낱 사냥감 때문에 사람을 죽인 군주라고 비난받게 만든 죄가 바로 그렇다며 추궁을 했던 것. 그러자 이 말을 듣고 있던 왕은 자신이 사냥지기를 죽이면 그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깨닫고 사냥지기를 용서한다.

안영은 자신이 모시는 주군과 직접적으로 충돌하지 않고, 우회적인 방법으로 신하된 도리를 다하는 것은 물론 사냥지기 목숨까지 구했다. 물론 세상 일이 모두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우회화법이 더 좋은 효과를 불러 올 때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봉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