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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22.04.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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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시의회 건물 내부 벽에 담하용이(談何容易)이라는 고사성어가 걸려있다. 아마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의원들 대부분은 그냥 별 생각 없이 지나쳤을지 모르겠지만, 알고 보면 나름대로 깊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고사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말하는 것이 어찌 쉽지 않겠느냐“ 는 뜻으로, 그러기 때문에 너무 쉽게 말해서는 안 된다는 역설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고사를 굳이 의회 건물에 걸어 놓게 된 것은 아마도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은 일반 사람보다 더욱더 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도 이와는 전혀 상관 없이 너무나 쉽게 말을 뱉어내는 정치인들을 볼 땐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흔히 사람들은 미사여구를 사용하면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진짜 말을 잘한다는 것은 그런 게 아니라 상황에 맞는 적합한 말을 할 줄 아는 것이다. 약간 전문용어를 빌리면 ‘의미론’ 보다 ‘화용론’에 입각한 말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날 누군가 ‘물’이라는 말을 했다고 치자. 이 때 ‘물’은 H2O의 결합인 의미론적 뜻의 물이 아니라, 목마름을 해결하기 위해 마시는 물리적인 물이라는 말이다. 이처럼 말을 잘 한다는 것은 그 말이 뜻하는 의미를 제대로 알아듣는 것을 말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것,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구화지문(口禍之門), 즉 입(말)은 화를 불러들이는 문이라고 했겠는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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