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구경거리로 여기는 사람은 주권자 자격이 없습니다’
‘아무리 초월적인 권력이라도 시간에 맞서 이긴 사례는 없습니다’
‘민심을 저버리는 통치자에게는 땅귀신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권력이 언론을 장악해서 언론이 제 구실을 못하는 시대에는 유언비어가 언론의 역할을 대신하기 마련입니다’
‘판사가 권력자를 심판하는 일은 아주 드물지만 역사학자는 주로 권력자들을 심판합니다. 판사도 역사학자도 살아있는 권력은 심판하지 못합니다’
‘역사상 최악의 강간범은 전쟁이라는 괴물이었고, 역사상 최악의 살인마는 국가권력이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sns에 ‘뱉어냈던 짧은 글’들이 살이 붙어 한권의 책으로 나왔다. 2012년 10월 초판 1쇄를 찍고 2020년 2월에 4쇄를 찍었다.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연구한 역사학자 전우용 박사가 쓴 이 책은 ‘망나니는 출세해도 망나니짓을 합니다’, ‘전쟁을 결정하는 권력자는 전쟁터에서 죽지 않습니다’, ‘화폐 인물 중 세종대왕만 서울내기입니다’. ‘이름 석 자는 가문, 항렬, 개인을 나타냅니다’, ‘과거는 과묵합니다’ 등 5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사건을 중심으로 연대만 외워대던 죽어있는 역사교육을 받았던 세대들에게 몰랐던 역사 속 이야기, 기록에 가려 빛나던 인물들의 이면을 알수 있게 하는 이 책은 ‘무릎을 탁 치게 하는’ 통쾌함과 함께 역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저자는 “누군가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바로 지금‘이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영국의 역사학자 E.H.Carr의 ‘역사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을 빌려 ”먼저 말을 거는 쪽은 현재“라며 과거를 찾아가 탐색하고 말을 붙이고, 그 과거가 전하는 이야기와 메시지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인물, 문화, 사회, 경제, 정치, 역사, 민족 등 총 300가지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역사에 대한 통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주제 한 꼭지 한 꼭지가 길지 않아 페이지가 잘 넘어가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밑줄을 긋고 싶은 곳’이 많은 책이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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