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경전에 보면 하나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하는 공명지조(共鳴之鳥)라는 새에 대한 비유가 나온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두 마리 중 한쪽은 매일 맛있는 열매만 먹었다는 것. 이를 질투한 다른 한쪽도 어느날 기가 막히게 맛있는 과일을 발견하고 혼자서 먹으려고 했다.

문제는 다른 한쪽이 과일 속에 독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질투에 눈이 멀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는 말 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을 터. 제 3자 입장에서 이들을 바라보면 어리석다고 손가락질을 하겠지만 이들 모습이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한 마디로 나는 절대 죽지 않을 것이라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들 역시 그렇게 어리석은 새처럼 살아가고 있을 때가 비일비재할 것이다. 때론 질투 때문에, 때론 욕심 때문에, 때론 상대방의 성공이 배가 아파서, 등등 이유도 참 가지가지다. 아마 조직이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두 개의 머리가 힘을 합하고 서로 의사소통을 잘 해야 한다는 것 모르진 않을 테다.

물론 나만 맛있는 것을 몰래 먹어서도 안 된다. 함께 나누어 먹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땐 결국 둘 다 죽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지금 전개 되어 가고 있는 우리 사회의 단면 역시 어리석은 새와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모든 게 지나치게 극단으로 치닫고 있어 걱정이다. 정치는 여전히 진영 논리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대방을 라이벌이 아닌 무조건 제거해야 할 악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성장하려면 적당한 라이벌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선거철을 맞아 다시 공명지조가 절실해지고 있는 요즘이다. 아니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은 공명지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 사실을 뼈저리게 가르쳐 주고 있지만 실제 사람들이 그 사실을 얼마나 절실하게 받아들일지 그게 의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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