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은 내 안에 깃든 신성과 마주하는 시간이다. 사람은 고요할 때 자신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마치 움직이는 수면이 잠잠하게 되는 순간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고요해 진 뒤에야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분주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고요해지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밝아지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게 된다. 그럴 때 비로소 앞날도 선명하게 보이는 법이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요즘, 내 안에 깃든 신성과 마주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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