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움츠렸던 마음의 기지개를 활짝 펴야한다. 고통스러웠던 코로나19의 2년 가까운 기간동안 우리들은 생활과 행동에 커다란 제약을 받았고 생존의 위협에 까지 내몰렸지만 우리는 결국 이겨내고 끝끝내 승리했다.

이제 더욱 철저한 개인위생과 마스크착용, 정부의 방역지침을 준수하면서 서로의 상생을 위해 위드 코로나시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잠시 틈을 내서 긴 인고의 시간을 견디어낸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충전할 수 있는 나들이 시간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

11월 첫날 보성에 다녀왔다.
보성하면 생각나는 것이 몇 가지 있다. 드넓은 녹차밭, 서편제, 뻘배, 벌교의 태백산맥문학관 그리고 홍교, 지금한창 녹차꽃이 피어나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차나무는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이다. 차열매와 꽃이 한꺼번에 맺고 피어 서로 만나는 나무이다. 꽃향기와 함께 작고 탐스러운 열매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계절이다. 차밭입구의 삼나무길은 또 다른 운치를 볼 수 있고 피톤치드의 은은한 느낌은 우리들의 가슴을 맑고 시원하게 해준다.

벌교에 들어서면 조정래의 태백산맥을 만나게 된다. ‘뗏목 筏 字’를 쓰는 벌교는 우리 현대사의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소설속의 현장을 온전히 간직한 소중한 고장이다. 보성여관, 소화방죽, 부용교, 벌교역, 현부자네집등 방문자가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어 해방 전, 후의 현장을 걸어가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태백산맥문학관에 들리면 다정다감한 해설사의 자세한 해설을 들을 수 있고 조정래 작가의 시대정신과 직업관을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순천만 습지에 들렸다. 사람반 갈대반 이다. 8백만평의 순천만 습지에 전체 170만평의 갈대밭, 눈앞에 펼쳐지는 30만평의 갈대숲을 걸어보니 자연생태란 이렇게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고마운 것임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갈대 잎을 만져 보았다. 부드러운 촉감, 보들보들한 느낌, 그 아래 뻘 속에는 칠게, 짱뚱어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이 함께 공존하고 있었다. 광양과 여수를 오가는 여수코스도 흥미롭다. 바다의 꽃섬, 여수 오동도를 거쳐 구봉산전망대에 올라 광양만과 주변의 풍경을 살펴보고 이순신장군의 임진왜란 최후의 승전지 노량해전의 관음포를 바라보며 멀리 고흥 팔영산과 광주 무등산까지 조망을 할 수 있다.

망덕포구에 들려 "윤동주유고보존정병욱가옥"을 찾아 동주와 병욱의 믿음과 우정을 발견하게 되고 왜? 동주의 육필원고가 이곳 망덕포구에 보관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는지 친절한 해설사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광양의 새로운 명물로 떠오르는 배알도(拜謁島) "별 헤는 다리"를 건너보면 배알도의 유래와 해운정 정자의 운취, 그 아래 섬 정원에서 펼쳐지는 광양예술인들의 흥겨운 버스킹 공연이 방문객들의 흥취를 더해준다.

또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남도립미술관에 들려 이건희 소장품컬렉션展을 관람해 보며 김환기, 천경자, 오지호, 박대성, 유영국화백의 치열한 예술혼이 담긴 명작을 만나볼 수 있다. 미술관 앞 예술창고에 들리면 양곡과 시멘트, 연탄을 보관하던 저장창고가 이제는 우리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예술의 양식이 소복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한다.

미디어실에서 광양의 풍경과 이경모아카이브, 소교동에서 茶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 이다.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생산활동이다. 10월부터 시작해서 오는12월 10일까지 광양시는 전라남도와 협력하여 남도바닷길투어를 운행한다. 4인 이상 10명이하의 참여자로 운행하는데 보성과 여수코스로 운행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광양시 관광과 담당자에게 문의하거나 "남도바닷길" 운영 여행사(061~763 - 2201 )로 신청하면 된다. 이 가을 광양, 여수, 순천, 보성을 잇는 남도바닷길투어를 통해 우리들의 마음을 든든하게 재충전 하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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