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요즘 사람들 치고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 역시 30개가 넘는 밴드에 가입이 되어 있다. 물론 열심히 참여하는 밴드는 3~4가지에 불과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과거보다 관계망이 훨씬 넓어졌는데, 깊이는 덜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서로가 서로를 모를지도 모르겠다. 아니 자기 자신도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는데 어떻게 상대방을 알 수 있겠는가.

물론 SNS에도 나름대로 즐거움과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서로의 눈빛을 마주보며 대화하는 것에 비할 것이 못된다. 그래서 많은 관계를 확장하는 것 보다 적은 수라도 깊이 있는 관계를 갖는 게 훨씬 낫다고 말하는 이유다.

특히 관계망 확장 위주로 인간관계를 펼쳐가다 보면 타인지향성으로 바뀔 가능성이 다분하다.

내 자신이 원하는 모습보다 타인이 원하는 나를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게 지나치게 될 때는 자기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게 된다. 그러므로 수평적인 관계 못지않게 수직적인 관계에도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결국 내 마음을 알아주는 관계는 넓이만 가지고는 안 되는 것이다. 깊이가 반드시 필요한데, 그 깊이는 오랫동안 서로 마음을 주고받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하긴 2500년 전, 공자님도 그런 고민을 했었다. 공자가 말하기를 “나를 피상적으로 아는 사람은 많은데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라며 탄식했던 것. 예나 지금이나 마음을 알아준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장면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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