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하버드대학교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바로 독서하는 습관이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사서들이 가장 좋아하는 말일 것 같은 이 명언을 남긴 사람은 미국 기업가로 세계 최초로 소형 컴퓨터용 프로그램 언어인 베이직(BASIC)을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한 빌 게이츠이다. 
코로나19가 우리 사회를 고립하고 있는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시립도서관이 임시 휴관과 부분 개관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그래도 도서관이 존립해야 하는 이유를 단적으로 대변해 주는 말 같아 참으로 고맙게 다가온다.
올해 광양시립도서관은 사서들이 뜻을 모아 세운 「도서관으로 행복한 시민, 책으로 하나되는 광양」이라는 비전을 현실로 이뤄내 시민들의 삶을 더 품격 있고,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다양한 시책을 마련했다.  
우선 책을 가까이하기 어려운 누군가에게는 다소 생소할 것 같지만 책 1쪽을 마라톤 1m로 환산하여 꾸준히 책을 읽고, 스스로 목표로 설정한 독서량을 채워가는 독서마라톤대회를 10월까지를 기간으로 치르고 있다.
올해까지 8회째 이어오고 있는 독서마라톤대회는 5km(5천 쪽), 10km (1만 쪽), 20km(2만 쪽), 42.195km(42,195쪽) 등 모두 네 종목으로 광양시민이면 누구나 대회 기간 중 시립도서관 누리집을 방문해 참가할 수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지역, 직장, 학교 등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에서 생활 공동체 중심의 풀뿌리 독서문화를 확산하는 데에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독서동아리 육성사업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시책이다. 
금년에는 공개 모집 후 심사를 통해 모두 20개 독서동아리를 선정하여 각각 도서 구입비를 지원하고, 동아리 운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관리자와 회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워크숍도 준비했다.
한창 꿈을 꾸어야 하는 청년들의 실업이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 청년들은 그야말로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힘들다는 취업난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한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주고자 올 1월부터 작년보다 5천만원이 늘어난 1억원의 예산을 들여 「힘내라! 청년 도서 구입비 지원사업」을 시작했는데 지역 청년들의 호응이 커 일찌감치 4월에 마무리됐다. 
물론 이 사업에는 청년들의 자기개발과 취업 준비에 드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서점을 이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에 독서문화를 확산한다는 여러 가지 의미도 함께 담겼다.
중소상공인 가게를 대상으로 도서관의 책을 직접 배달해 주는 「책 읽는 가게」에는 주로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카페나 미용실 등 소규모 영업점이 신청했으며, 올 들어 배달한 책은 22개의 가게에 모두 1,400권에 달한다.
한편 시립도서관은 지난 3월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어린이 도서로 은소홀 작가 「5번 레인」, 청소년 도서에 김청연 작가의 「왜요, 그 말이 어때서요」, 성인 도서로 김용희 작가의 「밥이 그리워졌다」를 올해의 책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올해의 책을 바탕으로 오는 연말까지 작가 초청 강연, 독서왕 선발대회, 올해의 책 소리극 콘서트, 시민 독서 릴레이 등 시민 한 책 읽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지구촌 대재앙인 코로나19로 도서관 운영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지만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는 빌 게이츠의 말에 힘을 얻으며, 우리 사서들은 오늘도 도서관의 존재가치를 살리기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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