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참으로 위대하다. 특히 여성의 저력은 세계 정상이다. 궁도, 골프,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연기(演技), 2021년 4월 26일(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74세의 가녀린 체구의 한국인 윤여정씨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제 93회 미국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여우조연상을 수상 하였다. 우리나라 배우가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2년 역사에 처음 있는 쾌거이다.

윤여정, 1971년 영화 ‘화녀’로 데뷔한 이래 반세기 동안 수많은 영화와 텔레비전 화면에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베테랑 배우이다. 주로 주연 보다는 조연으로 출연해서 주인공을 빛나게 하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였다. 성격이 나긋나긋한 여성스럽기보다 당차고 거침이 없는 개성 있는 연기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운동경기에서도 그 팀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시스트를 잘해 주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윤여정은 어시스트를 잘하는 연기자였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미나리’는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반추해 보는 우리 모두의 영화였다. 그러기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고 세계인들의 찬사를 받을 수 있었다. 영화의 줄거리는 40년 전에 있었던 미국 이민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는데 이민 2세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였다고 한다. 어떤 작품이든지 자신이 체험한 자신의 이야기야 말로 가장 진솔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이라 할 것이다. 

영화의 제목이 ‘미나리’이다. 미나리는 어디서든지 물기가 있으면 잘 자라는 물에 사는 나물이다. 우리 속담에 “미나리는 사철이요. 장다리는 한철이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친근하고 우리들의 입맛을 돋게 하는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해독과 혈액을 정화 시키는데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미나리는 갈증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해주며 특히 해독과 중금속 정화에 큰 효과가 있어서 복어탕에 미나리를 넣어 먹는 것도 복어의 독을 중화시키기 위한 우리 음식문화의 지혜이기도 하다. 

그런데 고무적인 것은 ‘미나리’는 순제작비 200만 달라(약 22억 2580만원)를 들인 저예산 영화 이다. 이는 ‘기생충’의 제작비(150억원)의 7분의 1이다. 그리고 2019년 기준 한국 상업영화의 평균 제작비(80억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규모이다. 또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은 한국어 연기로 이룬 것이라  남다른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윤여정은 그렇게 뛰어난 미모를 가진 여배우가 아니다.

개성 있는 얼굴에 오직 요행을 바라지 않고 땀과 노력을 믿고 살아온 신념의 배우였다. 요즈음 연기력 보다는 미모와 노출 등 외적인 것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많았는데 74세의 나이에 향기 짙은 꽃을 피워낸 윤여정의 대기만성의 영화인생에 모두 함께 큰 찬사를 보내고 싶다.

그의 삶의 여정이 비단 영화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 코로나19로 지친 우리 국민들에게 커다란 희망의 선물을 주었기에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은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산 다는 것이 더 힘든 것 같다.

부모님께 안부전화도 자주 드리고 영상통화도 하면서 목소리를 들으며 살아가야겠다. 이제 코로나19와 일상이 되어 버린 현실, 목놓아 코로나19가 물러갈 때 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족의 소중한 의미를 되찾고 가족 간의 사랑을 더욱 두텁게 하는 행복한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5월의 푸르름과 영양가 높은 미나리의 상큼함과 함께~

광양경제신문  webmaster@genews.co.kr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