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사는 게 참으로 비정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제 아무리 좋은 관계도 권력과 이권 앞에서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볼 때면 사람에 대해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원래 인간이라는 존재가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변심을 잘 하는 동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사자성어로 세태염량이 있다.

권세가 있으면 아첨하고, 몰락하면 냉대하는 세상의 인심을 이르는 말로 직역하면 ‘더웠다가 곧 서늘해지는 세태’를 말한다. 이와 비슷한 고사로 문전작라(門前雀羅)도 있다. 문 앞에 참새 그물을 친다는 뜻으로, 권력이나 재물을 잃으면 찾아오는 사람이 드물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어쩌면 이게 세상의 인심인지도 모른다. 이런 모습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곳이 바로 정치판이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지지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어떤 이득이 있을까를 계산하고 지지하는 것. 조금 섭섭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세태염량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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