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정답이 없기 때문에 우리는 또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쇼펜하우어는 우리 삶을 가리켜 맹목적인 질주라고 불렀는데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됩니다.

사람이란 답을 찾아가는 동안은 갈등하고 방황하게 마련입니다. 때론 누군가를 뜨겁게 사랑하고 미워하면서 말이죠.

예술가들의 삶을 들여다보아도 보편적으로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아니 그들의 영혼은 너무나 예민해서 언제 어떻게 상처를 입고 또 폭발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잠재적 시한폭탄인 셈이죠. 그 덕분에 우리는 그들이 남긴 작품을 통해 심미적인 위안을 얻게 되는 것이고요. 

마티스는 법률 사무소에서 근무하다가 위대한 화가가 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예술가입니다. 아마 그림에 깊은 조예가 없는 사람도 그에 대해서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흔히 청색의 화가 또는 야수파를 이끈 화가로 불리고 있는데요, 20세기 프랑스 화가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화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 <청색누드>는 피카소의 그림<아비뇽의 처녀들>에 깊은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하긴 예술적인 영감이라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닌 이상은 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면서 성장해 가게 마련입니다. 입체파를 주도했던 피카소와 마티스는 영원한 라이벌 관계였다고 합니다.

마티스는 종종 피카소가 자신의 화실에 와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훔쳐갔다고 푸념을 하곤 했답니다. “피카소, 그는 매복하고 기다리는 노상강도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보아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티스는 “딱 한 사람만이 나를 평할 권리가 있으니 그건 피카소야.”라고 말했다고 하니 서로의 그림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마티스는 항상 순수하고 단순한 선과 구성을 토대로 행복함과 충만함을 표현해 자신의 그림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나는 균형 잡힌 무구(無垢)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지친 사람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싶다.”는 고백이 이를 증명하지 싶습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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