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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모텔이 책방으로 … 구례 ‘섬진강 책 사랑방’조선시대 주역책부터 1960년대 김사인의 ‘현대시론’, 조정래의 ‘시선’ 까지
  • 김영신 기자
  • 승인 2021.01.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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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이라기 보다는 책 박물관 … 겨울 섬진강을 내려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햇볕이 잘 드는 도서관 창가 책상에 앉아 책을 읽던 일상이 그립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뭔가를 못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마음이 상할 지경이다. 그런데 아직도 참고 견뎌야 할 시간들이 많이 남아있으니 답답할 밖에...   
그런 상한 마음을 위로라도 해주려고 그랬는지 눈 구경 하기 힘든 광양순천에 폭설이 내려 차도 사람도 거북이가 되었다. 귀한 눈이 오니 아이들도 어른들도 불편함보단 즐거운 기색이 역력했다. 
코로나도 폭설도 모두 예기치 못한 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이내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였고 그러자 일상이 점차 더 여물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나 보다. ‘삶은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다‘라고...
눈이 내려 빙판길이 되어 있을 거라는 염려를 무릅쓰고 기획취재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모텔을 개조해 책방을 만들었다고 하니 궁금하기도 했고 비록 광양에 자리 잡은 곳은 아니지만 길어지는 코로나 시국에 독자들이 알면 좋을 것 같아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로 46. 섬진강 책 사랑방.
‘강변모텔‘ 간판 대신 ’섬진강 책 사랑방, 북 카페 선‘으로 이름을 바꿔 단 건물로 들어갔다.  
1960년대 김사인 시인의 현대시론, 조선시대 쯤으로 추정되는 주역과 역학 등 해묵은 책들, 각 종 기술, 전공서적, 문학전집, 음악·미술 등 예술 서적, 잡지 등등 책 박물관이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시대와 장르를 불문한 다양한 책들이 1층부터 3층까지 빼곡했다. 
대략 13만권쯤은 될 것 같다고,,, 정작 사장님도 정확한 장서량은 모르는 것 같았다. 
작년에 구례를 할퀴고 지나간 홍수에 젖어서 못쓰게 돼서 버린 책들을 제하고도 그만큼이니 엄청난 장서량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13만권의 장서가 자리를 잡은 이 곳은 도서관이 아니다.
남원이 고향인 김종훈 사장은 한 때 잘나가던 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에서 ‘대우서점’이라는 책방을 40여년 가까이 운영했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서점사업이 석양 길에 접어들자 고향 가까이 오고 싶었고, 많은 책들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을 찾던 중 구례까지 오게 됐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20개 객실을 갖추고 있던 ‘강변모텔‘... 많은 여행자들이 거쳐 갔을 이 모텔을 개조해 북 카페 겸 책 사랑방으로 만든 것이다. 
1층은 음료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카페, 2층과 3층은 운치 있는 겨울 섬진강변 경관에 피로해진 눈을 씻으며 조용히 사색을 하거나 독서에 빠질 수 있도록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꾸며놓았다. 
구례군 마산면에서 왔다는 젊은이 한 사람이 몇 시간째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사장님은 꽁꽁 숨겨놓은 주역과 역학 책을 꺼내 보여주었다.
감정을 받아보라는 주위의 권유도 있었지만 책을 파는 순간 돈은 주머니에 들어오겠지만 그렇게 되면 그 책의 운명은 끝이 나고 말거라고, 잘 보관하다가 훗날 기증을 하던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신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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