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장성세(虛張聲勢)는 실력이나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치면서 허세만 부린다는 뜻이다. 그런데 말이다, 사람이 됐건 짐승이 됐건 자기만의 허장성세는 있게 마련이다. 개구리가 적을 만났을 때 최대한 몸짓을 부풀리는 것도 일종의 허장성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허장성세란 일종의 생존전략 중의 하나임을 알 수 있다. 물론 모든 고사 성어 뒤에는 그에 따른 일화가 있는데 허장성세 역시 마찬가지이다. 중국의 진나라에 위주와 선진이라는 장수가 있었다.

이 두 장수가 위나라의 ‘오록성’을 함락하기 위해 진군을 하고 있었는데, 선진장군이 군사들에게 군대 안에서 쓰는 깃발인 기치(旗幟)를 최대한 많이 산과 언덕에 꽂으라고 명을 내렸다. 하지만 왜 기치를 그렇게 많이 꽂아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던 위주 장군은 “전쟁은 용감하게 쳐들어가 적진을 함락하는 것인데 도대체 왜 이렇게 많은 기치를 꽂으라하는가”하고 의문을 나타냈다. 그러자 선진장군은 "곳곳에 기치를 많이 꽂아 두면 위나라 백성들이 우리 군대의 위압감에 눌러 사기를 잃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진나라가 쳐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은 위나라 백성들이 성 위에 올라가 보니 진나라의 깃발이 온 산과 언덕을 덮고 있는 것을 확인하자 그 위세에 눌려 전의를 상실하는 바람에 진나라의 군사가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오록성을 함락시킬 수 있었다는 것. 이처럼 허장성세도 때에 따라서는 필요하겠지만, 그렇다고 매사에 그렇게 한다면 믿음을 잃게 될 것이다. 허장성세가 유독 심했던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의 낙마를 보니 결국 진실의 힘은 허장성세가 아니라 실장성세(實張聲勢)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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