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근기가 필요하지 싶다. 根氣는 말 그대로 뿌리의 힘을 말한다. 뿌리의 힘이 튼튼하면 어떤 바람에도 쉽게 뽑히지 않듯이 마음의 근기가 튼실한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근기가 강한 사람은 끈기도 강한 법이고 끈기가 강한 사람은 어떤 일도 이루게 되는 법이다. 안타까운 것은 현대인들에게 근기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은 일에도 쉽게 포기하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 가볍게 여기는 것을 볼 수 있다.

근기는 하루아침에 키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내면을 다지는 훈련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독서다. 독서처럼 우리 내면을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주역에  獨立不懼(독립불구)遯世無悶(둔세무민)이라는 말이 나온다. “혼자 있어도 두렵지 않고, 세상과 떨어져 있어도 걱정하지 않는다” 는 말로 이 정도의 고백을 할 수 있으려면 근기가 보통 튼튼한 사람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그리스 인 조르바’를 쓴 유명한 소설가 니코스카잔자키스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라고 고백을 했는데, 아무나 할 수 있는 고백은 아니다. 다만, 마음의 근기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장소 어느 누구를 만나든지 쫄지 않고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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