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이 빠르게 늘어가고 있다. 나 역시 그 족속으로 서서히 편입되고 있다. 간혹 국밥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땐  뜨거운 것이 목울대를 타고 넘어 올 때가 있다.

특히 50대 중반의 사내가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상하게 서럽고 처량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하곤 한다.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고. 부자든 가난한자든 먹고 사는 것은 숭고한 일이다. 황지우 시인은 “나이든 남자가 혼자 밥 먹을 때 울컥, 하고 올라오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는 “몸에 한세상 떠 넣어 주는, 먹는 일의 거룩함“이라고 읊었다. 생각하면 그렇다. 내 몸을 지탱하는 것은 한 숟가락의 밥이다. 혼자 밥을 먹든 둘이 밥을 먹든 먹는 일은 가장 숭고한 일이다. 다만 밥값을 제대로 하며 살고 있는가가 문제다.

‘거룩’한 밥이 아닌 ‘거북’한 밥도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한평생 잘 살았다는 것도 밥값하면서 바르게 살았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그렇다. 남의 밥을 넘보는 순간 ‘밥’은 ‘법’으로 변하고 말 것이다. 정직한 밥만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법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