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즉불통(通卽不痛)은 말 그대로 통하면 아프지 않다는 뜻입니다. 통(痛)은 주로 한의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의술 중의 하나지만, 한의학이 아니더라도 통하지 않게 되면 병이 되게 마련입니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피가 통하지 않으면 몸이 마비되기 시작하고 마음이 막혀 답답하게 되면 울혈병(鬱血病) 이 시작되는 법입니다. 울혈은 정맥이 주위의 압력을 받아 좁아지거나 정맥 안의 혈액이 굳어 막히는 원인이 되어 장기나 조직에 혈액이 고이게 되는 증세이라고 하니 쉽게 볼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수시로 마음 건강을 체크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문제는 그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만 막상 현실에서 실천을 하고자 하면  통(通)이 잘 되지 않다는 데 고민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원인은 수 천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성격과 기질상의 이유도 그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성격을 알면 건강도 알 수 있다고 했던 것입니다.

일단 이유 없이 몸이 자주 아프다든지 가슴이 답답하다면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는 게 우선 필요하지 싶습니다. 고요한 가운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면 그 원인을 어느 정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처럼 강조하는 건강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기통(氣通)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기가 잘 통하게 되면 병도 없어지게 마련이니까요. 이런 사실은 굳이 의학 지식이 아니더라도 생래적으로 모두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기분이 좋으면 자기도 모르게 '기통차다'고 말하는 것만 봐도 그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바람이 잘 통하면 공기가 쾌적하고 마음이 잘 통하면 사는 게 즐겁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기통차는 삶을 계속 이어가려면 먼저 잘 응(應)야 하는 것이 필수과정입니다.

우리말 ‘응‘도 한자 응(應)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 질문을 던졌을 때, ’응’이라고 대답 하는 것이 그렇습니다. '응'은 상대방의 말에 공감한다는 마음의 표현인데, 이게 바로 감응(感應)이요, 상응(相應)이며  소통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잘 “응대“ 할 때 우리는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일이 되었건 사랑이 되었건 상응(相應)의 수위를 잘 조절하는 사람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약 제대로 '응'하지 않게 되면 머리를 싸매고 ‘끙끙’앓게 될 것입니다. ‘응’이 ‘끙’으로 변하는 순간 마음은 균형을 잃고 헤매게 되는 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가 바로 그렇습니다. 스트레스란 기가 잘 통하지 않고 제대로 응하지 못한 불통(不痛)의 결과물에 다름이 아닌 셈입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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