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대중가요는 트롯 음악이 대세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트롯은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하나다. 혹자는 정형화된 리듬에일본 엔카(演歌)에서들어온 음계를사용한다고 말하는데, 엄밀하게 따지면 그런 영향은 받았을지 몰라도 트롯은 우리식화 된 우리 음악이다.

우리 트롯의 특징 중의 하나는 구성지고 애상적인느낌을 준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우리 민족이 겪어온 한이 음악에 그대로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트롯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다. 

미스 트롯 송가인을 필두로 시작된 트롯 붐이 미스터 트롯까지 대 히트를 치면서 임영웅,  영탁 등 가수들이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요즘 들어서 특히 트롯이 인기가 높은 것은  코로나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수 영탁이 불렀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는 정곡을 찌르듯 시대의 애환을 위트와 풍자, 거기에 솔루션까지 의미와 재미가 완벽하게 하모니 이룬 곡이다. 이 노래의 스토리는 아껴주고 믿었던  여자 친구에게 배신당해 황당해진 남자의 심정과 처지를 코믹하면서도 흥겨운 에피소드로 그려내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베개에 콧물 눈물 적시면서 울고불고 난리를 쳤겠지만, 요즘 세태는 그게 아니라는 시대상을 반영해주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3차 산업의 패러다임 속에서 살아왔다. 그저 반복된 일상을 즐기며 큰 변화 없이 그럭저럭 생활했다. 성공만이 유일한  목표라고 여기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 하고 있다. 그런데도 현재 우리 삶은 코로나에 붙잡혀 한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원인과 결과를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 가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영탁이 불렀던 노래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아니라 <코로나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되고 있는 것. 하지만 인생이란 이렇게 예고 없이 찾아오는 코로나와 비슷할 때가 있다. 아무리 계획을 완벽하게 세웠다 해도 갑자기 나타난 운명은 그런 계획을 송두리째 앗아 가기도 하는 법이다. 

문제는 비록 황당한 일과 마주한다고 해서 크게 놀랄 필요까지는 없다는 것이다. 낯섦도 익숙해지면 평범한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아니, 지금의 현실을 누구 잘 못이라고 탓할 것도 없으며 또 애써 설득할 필요도 없다. 언젠가 탤런트 이순재 씨가 이런 광고 멘트를 날린 적이 있다.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렇다.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굳이 묻고 따진다고 해서 문제가 풀리는 게 아니라 더 꼬일 때가 많다는 것, 다들 한 번씩 경험해 봤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이유를 묻고  옳고 그름을  따지고 드는 순간 꼰대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일 때 주어지는 마음의 선물이라는 사실만 수용해도 우리가 바라보는 삶의 시선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지금 우리 모두에게 그런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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