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사태가 커짐에 따라 이단(異端)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단이 포교활동을 해도 무관심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일찍이 칼막스가 종교를 마약라고 명명한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마약중독자는 격리해서 치료가 가능하지만, 사이비 종교에 빠진 사람은 그렇게 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래서 마약보다 더 무섭다고 했던 것이다. 실제가 또 그렇다.

사람의 영혼이란 한번 세뇌를 당하고 나면 주체성을 상실하게 되는 법이다. 그 때부터는 마치 몽유병자처럼 그들의 교리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따르게 된다. 설령 뒤 늦게 그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도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한다. 왜냐하면 자기가 그처럼 확신했는데, 아니라고 하기에는 너무 자존심이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끝내 돌아서지 못하는 이유다.

이단이라는 말도 이미 공자님께서 2500년 전에 하신 말씀으로 ‘攻乎異端 (공호이단)斯害也已 (사해야이)’에서 나온 말이다. 해석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이단에 공을 들이면 해로울 뿐이다."또는“이단을 공격하면 해로울 뿐이다”등으로 해석하는데, 여기서 공통분모는 이렇든 저렇든 ‘해롭다’는 사실이다. 이단(異端)이라는 낱말도 겉으로 보기에는 바른 것 같지만, 결국에는 그 끝(端)이 다르다(異)는 뜻이다.

한국에 유독 이단이 많이 설치는 이유는 사회가 그만큼 불안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떤 특별한 종교에 자신의 불안을 의탁해 해소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가 자기 삶을 이끌어가야 할 주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것이다. 그런다고 불안이 해소 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진짜 건강한 믿음은 일상을 소중히 알고 가꾸어 가는데 있다. 그렇지 않고 자꾸 특별한 것을 찾다 보면 이단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해 지는 것이다. 이단은 자꾸 일상의 소중함 보다 색다른 무언가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물론 조금만 주체적으로 생각하면 금방 알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모든 것이 그분의 뜻이라며 너무나 쉽게 자기 영혼을 팔아버리는 것이다. 

명심보감에 보면 가슴에 새겨 둘만한 구절이 하나 있는데, “吾之心正則(오지심정즉)이면 天地之心亦正(천지심역정)”이 그렇다. “내 마음이 바른즉슨 하늘의 마음도 바르다”는 뜻이다. 옳고 그름은 하늘의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 사실만 확실히 알아도 자신의 영혼을 함부로 팔아넘기지 않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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