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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천, 詩로 시대를 읊다한 그루 배나무 꽃은 주인이 없으니
  • 광양경제신문
  • 승인 2020.01.0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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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살던 삼현 고을에서 성묘할 적에 감회가 있어 금재의 시운을 사용하다〔三峴故里展墓有感用錦齋韻〕 
흙다리 밑 흐르는 물엔 씻긴 모래가 맑고 / 土橋流水漾沙淸마을 가는 좁은 길엔 잎 진 버들이 또렷하네 / 細路連村禿柳晴삼대의 분묘에는 봄날 풀빛이 짙어지고 / 三世墳塋春草色이집 저집 울 너머로 낮닭 울음 들려오네 / 數家籬落午鷄聲누구라 한없는 수명 누릴 수 있으리오 / 誰能閱世無量壽경솔히 고향 떠나선 안 됨을 비로소 깨닫네 / 始覺離鄕不可輕한 그루 배나무 꽃은 주인이 없으니 / 棠梨一樹花無主이날따라 유독 우로의 정이 깊네 / 此日偏深雨露情

 

 1908년(융희2), 매천이 54세 되던 해에 지은 시다. 금재(錦齋)는 인물의 호(號)인지 건물명인지 분명치 않다. 다만 《매천후집(梅泉後集)》 권2에 〈늦봄 상순에 남원에 들렀는데, 이파(二坡) 장용일(張鏞一)에게 초대를 받아 금리재(錦里齋)에서 이틀을 묵었다〉라는 시 제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건물 이름인 듯하다.마지막에 우로(雨露)의 정이라는 것은 돌아가신 부모를 그리는 마음을 말한다. 《예기(禮記)》 〈제의(祭義)〉에 “서리와 이슬이 내렸을 때 군자가 그것을 밟게 되면 반드시 슬픈 마음이 일어나니, 추워서 그런 것이 아니다. 봄에 우로가 내려 적셨을 때 군자가 그것을 밟게 되면 반드시 놀라는 마음이 있어서 장차 어버이를 다시 뵈올 듯이 한다. 하였다. 고향의 따뜻함과 부모를 그리는 마음이 표현되었다. <글 김미정 작가/삽화 유현병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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