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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도 내게 주어진 길을 묵묵히 걸어야겠습니다”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9.12.3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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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문턱에 서서 지난 한 해 동안 인생 농사 잘 지었는지 셈을 해보니 부끄럼이 앞섭니다. 아마 누구나 그러하지 싶습니다만. 제 아무리 열심히 산다고 해도 항상 미달인생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는 결코 겸손을 가장해서 하는 소리가 아닙니다.

특히 마음 살림에는 항상 초보자 심정입니다. 54년을 그렇게 부대껴 왔으면 이제 마음 살림에 어느 정도 익숙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봅니다.

양명학 창시자 왕양명선생이 말한 "破山中賊易(파산중적이)나 破心中賊難(파심중적난)이니라."는 문장이 가슴에 대못처럼 박힙니다. "산 속의 도적은 물리치기 쉬우나, 마음속의 도적은 물리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살아 있는 동안만큼이라도 마음을 잘 지키고 다스려야겠다고 다시 마음을 강하게 먹는데, 문제는 그런 결심이 너무 쉽게 깨진다는 것입니다.

채근담에 보니 ‘사람에게 허물 많은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잘못을 모르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했던데 이 말에 잠시 위로를 얻습니다. 새해도 내게 주어진(主語眞) 길을 묵묵히 걸어가야겠습니다. 때론 그게 가장 좋은 인생의 대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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