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철강업계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다양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어 고민이다. 이미 현대제철은 지난 11월 말부터 만 53살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일정기간의 기본금, 위로금 등을 제공하는 ‘전직지원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있는 것. 현대제철은 매출 하락에 단기환율 급등으로 인한 환손실까지 입어 구조조정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역시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전방산업인 자동차.조선업 등이 침체에 빠지면서 덩달아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철강 생산재료와 연료비까지 급등했지만 전방산업 침체에 따라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이 급락한 것이다.

이에 포스코는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다진다는 뜻에서 올 초 전사적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아이(ci.코스트이노베이션)202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연간 2300억원 이상 실질적인 비용 절감이 목표였는데, 상반기에는 1200억원을 낮췄고 하반기에는 내부에서 발생하는 제조관련 경비를 30% 넘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2분기 중국 광둥의 전기도금 상판 생산공장을 매각한 데 이어 지난11월 달에는 자본잠식에 이른 베트남 자회사 포스코에스에스비나(ss vina)의 철근 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불황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해에도 국내외 사업에 대한 다각적인 구조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CEO들의 태도다. 대단히 불행하게도 정 모 회장이 포스코에 재직하던 시절, 포스코에 입힌 손실이 무려 몇 조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이 수치는 이미 공식적으로 보도된 수치인데 정말 수치(羞恥)스럽기 짝이 없다. 오죽했으면 포스코는 주인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재직하는 동안에 최대한 이권을 챙겨야한다는 자조 섞인 농담까지 하겠는가. 하긴 정권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구조인지라 그럴 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권 모 회장이라고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가 재직하던 시기에 CEO 연봉이 17억에서 24억으로 껑충 뛰었다. 말로는 회사가 어려우니 허리띠를 졸라 매자고 하면서도 이녁들 몫은 에누리 없이 챙기는 모습을 볼 땐 정말 이만저만 큰 실망이 아니다. 그나마 현 회장의 연봉은 18억이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4년으로 계산하면 무려 80억에 가깝다는 계산이 나온다. 

문제는 그들 모두가 전문경영인이라기 보다는 이미 차려진 밥상에 수저만 놓았다가 정권이 바뀜과 동시에 그만 두는데도 그런 대우를 한다는 자체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기업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문제는 항상 노동자들에게 만 허리띠를 졸라매자고 하소연만 하지 말고 간부급들 이상도 스스로 욕심을 내려놓는 결단이 필요하다. 올해 교수협회에서 선택한 고사성어가 공명지조(共命之鳥)였는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고사가 아닐까 싶다. ‘어느 한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그러다간 모두 죽고 만다.’ 는 뜻인데, 새해에는 더욱더 공명지조의 정신을 바탕으로 간부들이 솔선수범이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 그게 모두를 살리는 길이기 때문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