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통해 맨 손으로 물고기 잡는 것을 봤다. 아무리 봐도 신기할 뿐이었다. 어떻게 손으로 더듬어서 고기를 잡는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낚시로도 잡기 힘든 고기를 맨손 하나로 쓱쓱 잡아 올리는 솜씨가 가히 신의 경지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알고 봤더니 생각보다 간단했다.

일단 손을 휘저으면 물이 흐려지고 그렇게 되면 물고기가 순간적으로 방향감각을 잃게 된다는 것. 참으로 일리가 있어 보였다. 아무리 민첩한 물고기도 방향을 잃게 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어디 물고기만 그럴까. 사람도 길을 잃게 되면 그렇게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되는 법이다. 손자병법에는 이런 전술을 가리켜 혼수모어(混水摸魚)라고 한다. 말 그대로 물을 흐리게 만들어 물고기를 잡는다는 뜻이다.

개인은 물론 어떤 조직도 마찬가지다. 상황이 어렵고 불리하다고 해서 방향을 잃으면 안 된다. 그럴 때일수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현실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살다보면 더러 안개 속을 걷는 듯 앞이 안 보일 때가 있다. 그러나 차분히 기다리고 서둘지 않으면 안개는 걷히게 되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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