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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창문을 흔드는 소리도 좋지만, 책장을 넘기는 소리는 더 좋지 않을까?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9.09.24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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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밝은 곳에서 거울 보는 게 점점 싫어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는데 올해는 피부가 더 탄력을 잃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누구도 세월의 강을 역류해 갈 수 없겠지만, 몸이 늙어 감을 받아들인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그래도 주름은 세월이 만들어 낸 인생의 밭고랑이라 생각하며 애써 위로해 본다.

그나마 나이 들어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은 독서가 아닐까 싶다. 보톡스가 피부 노화를 막아 주는 것이라면 독서는 마음의 주름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사람이 나이 듦에 따라 생각이 달라지고 말이 달라지듯, 책을 대하는 태도 또한 그럴 것이다.

요즘은 다시 옛 고전을 반복해서 보고 있다. 젊었을 땐 꼰대들의 넋두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님을 절박하게 깨닫고 있다. 물론 인생은 이렇게 늘 뒤늦게 깨달음을 얻게 되는 어리석은 존재이지만, 그래도 내 곁에 읽고 싶은 책이 있고 읽어야할 책이 있고 가슴으로 음미할 책이 있는 한 외롭지 않을 것이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여름은 더워서 그랬다 치고, 이 가을엔 더 이상 책을 읽지 않을 핑계거리를 찾지 못할 것이다. 복잡하고 번잡한 세상에 마음을 눕힐 수 있는 곳은 역시 책이라는 정원이 아닐까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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