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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도시재생으로 문화의 꽃 활짝 피운 창원 창동예술촌골목 자체가 역사요 문화…오감만족, 감성만족 good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9.09.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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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역사와 사연을 품고 있는 골목길
지난28~30일까지 3일 간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추진한 ‘오래된 공간, 지역 명소로 귀환하다’ 현장교육 연수에 참여했다. 3일간 다양한 지역을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지만, 그 중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창원 창동예술촌이었다. 그날따라 비가 와서 그랬는지 몰라도 비에 젖은 골목이 더 운치 있게 느껴졌다. 창동 예술촌은 골목마다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 3개의 테마 골목을 따라 작은 공방과 갤러리가 곳곳에 자리하며 보는 즐거움까지 더해 주었다. 사람이 저마다 자기 이야기를 품고 있듯이 도시도 마찬가지다. 낡고 오래된 도시일수록 다양한 이야기를 풍부하게 품고 있게 마련. 그렇다고 이야기만 있으면 밋밋하다. 거기에 문화와 예술이 덧붙여진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는데 창동예술촌이 바로 그렇다.

도시재생과 더불어 부활
창원 창동(倉洞)은 오래전 마산시의 중심 구역이었다. 창동이라는 지명 역시 오래된 시간의 무늬가 감춰져 있다. 조선 중기에 대동법이 시행되면서 영남지방의 세곡을 보관하던 조창이 이곳에 들어섰는데, 창동이라는 이름도 이 창고에서 비롯됐던 것. 한동안 사람의 기억 속에서 멀어진 옛 도심의 골목길이 예술촌으로 변모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던 것이다. 창동은 1960~1980년대에는 ‘경남의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상권이 번성한 곳이었다. 마산수출자유지역이 들어서면서 전국의 젊은이들이 모여 들었고, 창동은 경양식집과 다방, 극장 등이 잇달아 들어서며 문화와 낭만의 거리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서부터 마산수출자유지역이 쇠퇴하고 한일합섬이 부도가 나면서 창동도 덩달아 급격히 몰락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창동이 다시 활력을 되찾은 것은 정부와 창원시가 2011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면서부터다.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 둘 빈 점포에 둥지를 틀면서 창동은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나간 젊은이들이 돌아왔고, 상점이 다시 문을 열면서 창동은 대한민국 도시재생 1번지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12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방문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창동골목은 이미 그 자체가 예술
창동예술촌은 창동 아트센터를 중심으로 문신 예술, 마산예술 흔적, 에꼴드 창동이라는 3개의 테마 골목으로 구성돼 있다. 골목길마다 작은 공방과 갤러리가 곳곳에 자리해 ‘창동 골목은 이미 그 자체가 예술이다’는 말이 허풍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에꼴드 창동 골목에 들어서면 조각가 문신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은 붉은색 아치형 조각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예술 문화의 한 파(派)를 뜻하는 ‘에꼴드’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이 골목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 예술인들이 둥지를 틀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동예술촌 골목여행의 진수는 문신 예술 골목이다. 옛 시민극장을 끼고 뒤쪽으로 부림시장과 이어지는 골목에는 체험 아트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다.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골목길 곳곳에는 다양한 벽화와 조각 그리고  315개의 화분도 골목길의 정취를 더해준다. 화분은 민주화의 성지 마산의 3·15의거를 기념한 숫자로 315명의 시민이 마음을 모아 설치한 것이다.

250년의 세월을 간직한  ‘상상길’
창동을 다시 활력 넘치는 예술촌으로 바꾼 데는 지역 문화 예술인들의 헌신과 상상력이 큰 역할을 했다. 그 상상력을 세계인의 길로 바꾼 것이 바로 상상길이다. 상상길은 불종거리에서 부림시장으로 이어지는 155m 구간의 길지 않은 길이지만 전 세계인의 마음이 집약된 의미 있는 길이다. 상상길 블록에는 전세계 2만3000여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다섯 가지 색깔로 색을 입힌 상상길은 창동에 활기를 불어넣고 전세계 젊은이들을 끌어 모으는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상상길 오른쪽 골목은 창동예술촌으로 들어가는 남쪽 입구다. 반대편 왼쪽 골목의 초입에는 ‘250년 골목길’이라는 가로 현판이 서 있다. 조선시대에 마산창이 설치된 이래 지금까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는 골목길이다. 250년 세월의 멋과 맛이 그대로 보존된 정겨운 골목길이다.

골목 곳곳에 역사와 문화의 숨결 가득
창동 골목여행의 가장 큰 특징은 곳곳에 역사와 문화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이승만 정권의 부정선거에 대항한 3·15의거의 현장이 바로 창동이고, 유신 독재의 종말을 가져온 부마민주항쟁이 시작된 곳도 창동 사거리다. 문화의 거리 바닥에는 ‘3·15의거 발원지’ 기념 동판이 있고, 건물 뒤편의 벽면에는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일본군 위안부 추모 동상과 다짐비도 이곳에 세워져 있다. 창동사거리 인근 학문당은 1955년 개업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서점으로 현재도 영업 중이다. 창동 아트센터 옆에 있는 영록서점은 100만 권이 넘는 헌책에 LP판, 고서화 등을 갖추고 있어 수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창동은 슬로시티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 안성맞춤이다. 연인들은 물론 가족과 함께 어슬렁거리며 골목을 탐방하는 것도 아주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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