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회장, 지원금 축소될 여지 커...공공체육활성화 위축 가능성도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금지법이 지난해 12월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시장이 체육회장을 겸직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16년12월 14일 발의돼 2년여를 끌어오던 ‘지자체장의 체육단체장 겸직금지법(국민체육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비로소 실효성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정치와 체육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국회의원이 체육단체의 단체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지자체장도 같은 선상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요구를 국회가 받아들인 것이다. 

1945년부터 75년간 지자체장이 체육회장을 맡으면서 체육단체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잃어버린 것은 물론이고, 선거 때면 지자체장의 선거조직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돼 온 터라 체육인들은 물로 일반 시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지자체장은 앞으로 1년 내에 체육단체장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러나 이 법안은 겸직 금지 조항만 신설됐을 뿐 각 시도와 시군구 체육회장의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항이 없어 애매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다분하다.

현재 시.도 체육회장의 선출은 도지사(시장)를 추대하거나 회장 선출기구에서 선출한다고 규정돼 있다. 회장 선출기구에서 회장을 선출하는 경우 선거인단 구성, 선거 절차 등에 관한 사항이 대한체육회 정관과 회장선거관리규정에 따라 본회가 정하고 대한체육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체육회장은 부칙으로 도지사(시장)가 당연직 회장이 되도록 규정돼 있으며, 시군구는 시장이나 군수, 구청장이 체육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번에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이러한 규약의 선출방식도 개정할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시도 체육회장이 앞으로는 민간회장으로 바뀌게 되면서 전국의 각 시도 체육회에서는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체육회 예산을 쥐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과연 민간회장이 맡게 될 경우에도 그러한 예산 지원을 전과 동일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이유다. 올해만 하더라도 시도 체육회는 시도비 82%, 국민체육기금이 15%, 지정기구금이 2% 정도로 시도비의 지원금이 절대적이다.

예산 문제와 더불어 체육 시책의 동력이 떨어지지 않을지,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시키지는 않을 지도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측면이다. 또한 크고 작은 실업팀은 해체되지 않을 지, 공공체육시설 활용에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점들을 막기 위해서는 시도시군구체육회가 자율성, 독립성, 정치·체육의 분리, 재정자립 능력의 제도적 기반 마련이 전제 되어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시도시군구체육회를 국민체육진흥법에 명문화해 법정단체화를 시켜야만 재원 확보도 가능해진다. 또한 시군 공공체육시설도 시군체육회가 위탁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 주는 노력도 필요하다. 문제는 이처럼 많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실현성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다양한 문제가 도출될 수 있는 체육단체장 겸직금지 안이 이미 공포돼 현재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김모 체육관계자는 “지자체장들이 더 이상 체육계를 선거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잘한 일이지만 체육계가 스스로 자생 능력을 갖출 지는 의문”이라며“ 광양시 체육계도 당장 대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저작권자 © 광양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