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풍수쟁이는 아니지만 아파트 풍수를 비롯해 집을 고르는 데 있어서는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일러 주곤 하는데, 막상 그 방법을 이야기하면 별 것 아니란 듯이 싱겁게 웃고 만다.

사실 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환경 요소보다(물론 그건 기본이지만) 이웃이 어떤가를 먼저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집을 선택하고 고르기 전에 먼저 내가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살아야할 이웃이 어떤 사람인지 아는 것이 우선 더 중요하다.

아마 다들 경험하고 있을 테지만, 특히 아파트는 더욱더 그러해야 한다.  이웃을 잘못 만나면 그 때부터 지옥이 시작된다. 내가 아무리 비싼 고급 침대에 몸을 눕힌다 해도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이다.

옛말에도 거필택린(居必擇隣)이라고 했다. 주거지를 정할 때는 반드시 이웃을 먼저 선택한 후 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맞아 맞아’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사람도 제법 있을 것이다. 물론 가장 현명한 방법은 내가 좋은 이웃이 되어 주는 것이지만, 살다보면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게 마련다.

그래서 백만매택(百萬買宅)천만매린(千萬買隣)이라는 고사성어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지 모른다. 즉 ‘집값은 백만금, 이웃값은 천만금‘이라는 뜻이다. 좋은 이웃이 인생의 행복을 결정하는 법이다. 그러므로 집을 선택할 땐 반드시 이웃을 먼저 알아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맙게도 나는 지금 좋은 이웃을 만나 행복하게 살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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