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산다. 그런데 그 행복이라는 게 사람마다 느끼는 체감이 다르기 때문에 평균적인 수치를 낼 수는 없다. 이쯤에서 1년 치 행복을 정산하는데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행복 장부는 늘 마이너스인 것 같고, 한숨과 근심만 플러스인 것만 같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 행복이라는 게 어디에 있을까?

내 생각에 행복이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지하는 사람이 느끼는 내적인 만족감이라고 본다. 타인과 비교해서 자기 가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그 자체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 상태에서 행복도 시작되는 것이다.

행복을 자가 진단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한해를 돌아보고 감사할 목록이 많은지 아니면 후회할 목록이 많은지 검토해 보면 된다. 만약 후회하는 감정이 더 많이 생겼다면 새해에는 인생을 다시 수정할 필요가 있다.

철학자 칸트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행복을 누릴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내 생각에 행복은 '내일'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을 가치 있게 만들어갈 때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믿는다.

현재를 가치 있게 만들어 가지 못하는데 내일이라고 해서 행복할 턱이 없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쯤 다들 1년 치 인생을 정산하느라 바쁠 텐데, 남은 시간만이라도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그런대로 만족하지 않을까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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