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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를 위해 매일 편지를 쓰고 있는 어느 老 철학자의 '순애보'아내를 대모신으로 모셔...아내 이름 부르며 죽고싶어
  • 홍봉기 기자
  • 승인 2018.08.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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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과 송별잔치를 벌이고 죽음을 준비하고 있는 노 철학자가 있다. 목원대학교에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던 송기득(85)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아내와 63년 동안 해로(偕老) 했지만 먼저 떠난 아내를 잊지 못해 아침 마다 아내 영전 사진 앞에서 간소한 제사를 올리고 있다.

그의 아내는 96년이라는 세월 동안 이 땅에 기거하다가 2016년 7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내가 ‘몸옷’을 벗은 것뿐이라며 아내는 지금도 자기 마음속에 함께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가 단행본 여섯 권에 달하는 ‘아내이야기’를 쓰고 출판하게 된 것도 아내와 다시 살기 위해서였다.  “나는 글을 쓰는 동안 아내와 함께 살았던 시절로 돌아갔다. 아내 이야기를 쓰고 났더니 아내는 단순히 아내만 아니었고. 어머니였다”고 고백했다.

아내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도 그는 4년 동안 지극 정성으로 아내를 돌봤다. “아내를 돌보는 4년 동안 나에게 아내는 또 하나의 ‘나’였음을 발견하게 됐다. 우리는 서로 ‘나-너’였으며 ‘우리’였다, 우리는 동일성의 결정체로 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내를 대모신(大母神)으로 받들고 있다. 그가 아내이야기를 쓰게 된 또 다른 동기는 아내와 살면서 아내에게 잘못한 것을 고해성사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그가 쓴 아내이야기는 곧 그의 참회록인 셈이다. “나는 날마다 아내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그 편지가 무려 단행본 6권 분량으로 출판됐다. 나는 내가 살아 있는 한, 아내에게 편지 쓰기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 아내에 대한 그의 사랑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심지어 그가 이생을 떠날 땐, 아내 이름을 부르며 죽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쓴 아내 이야기가 서로 사랑하고 사는, 사람으로 섬기고 받들면서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유언처럼 당부했다.

현재 순천에 살고 있는 송기득 교수는 연세대학교와 한국신학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목원대학교 신학과 조직신학 교수로 은퇴했다. 지금은 계간지 ‘신학비평너머’의 주간으로 있으면서, 여태껏 ‘역사의 예수’ 에 집중해 글을 써왔다. 그는 인간화를 틀로 삼아 그리스도교를 비판하고 있으며, 역사의 예수에게서 사람다움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그가 짓고 번역한 책만 해도 수 십 권에 달하지만 ‘역사의 예수’와 ‘19~20세기 프로텐트탄트 사상사‘ 는 지금도 꾸준히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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