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잊을 게 있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게 있게 마련. 잊어선 안 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세월호 참사(慘死)다. 참사는 말 그대로 참혹한 죽음을 말한다.

生떼 같은 아이들이 어른들이 잘못 내린 판단 때문에 그렇게 차가운 물속에서 수장된 비극을 어떻게 잊겠는가. 그래도 하늘은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는 않았다. 그들의 죽음은 마침내 별이 되어 잘못된 이 나라를 바로 세우고 역사를 바로 잡는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은 지난 15일, 세월호 선체(船體)가 누워 있는 목포항에는 수많은 만장기(挽章旗)가 바람에 휘날렸다. 그 모습은 마치 아이들의 넋이 바람이 되어 슬픔에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정호승 시인은 이들의 슬픔을 이렇게 노래했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별이 진다고 그대를 잊은 적 없다./그대를 만나러 팽목항으로 가는 길에는/아직 길이 없고/그대를 만나러 기차를 타고 가는 길에는/아직 선로가 없어도/오늘도 그대를 만나러 간다.(중략)/팽목항의 갈매기들이 날지 못하고/팽목항의 등대마저 밤마다 꺼져가도/나는 오늘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봄이 가도 그대를 잊은 적 없고/별이 져도 그대를 잊은 적 없다.’ 아무렴 결코 잊서는 안 되지. 그럼, 그럼....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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