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 입에서 사는 게 힘들다는 말과 살아갈 낙이 없다는 푸념을 자주 듣는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그 조차 행복한 투정이라고 본다. 이 세상 70억 인구 중에 현재 나처럼 살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무려 65억 명이 넘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 수치로 나타낸 것이지만, 그들은 기본적인 삶조차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삶이 힘들고 짜증이 날 때마다 시집을 펼쳐서 읽는다. 그깟 시가 뭐 대단한가 하고 핀잔을 줄 사람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혼자 마시는 술 보다 시 한 구절이 훨씬 나를 더 취하게 만들며 행복하게 만든다. 

중국의 여성 시인 수팅은 이런 시를 썼다. “모든 것이 다 당신의 말처럼 그런 것은 아닙니다/ 모든 불꽃이 다 자신만을 태우고 남을 비추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모든 별들이 다 어두운 밤만을 가리키고 서광을 알리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갑자기 삶의 열정이 식고 마음의 무릎이 꺾어질 때 이런 시 한 구절은 다시 나를 일으키는 힘이 된다. 마치 말라죽어가던 나무가 빗물을 받고 다시 생기를 되찾는 것처럼 말이다. 

미안하지만 현재 당신이 꿈꾸는 세계는 환상이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한몫을 잡겠다는, 주식에 투자해 대박을 내겠다는, 그런 환상병을 끌어안고 밤새 끙끙 대는 것 보다, 현재 내게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사는 게 훨씬 지혜로운 일이다. 당신이 그렇게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것도 부자가 되면 행복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나는 그런 것 없어도 시 한 줄로 이미 충만함을 느낀다면 누가 훨씬 더 부자겠는가 말이다. 

그런 뜻에서 보자면 진짜 환상은 많은 돈을 벌면 행복할 것이라는 그 착각이 아닐까. 지금 존재하는 그 자체도 행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돈만 많이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고 장담하는가. 내가 수시로 내 마음의 곳간을 시로 채우는 이유다. 시 한 구절만 있어도 한 주 동안 행복은 충분하다. 그러면 됐지 더 이상 뭘 바란단 말인가!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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