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꽃은 슬픈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꽃이다. 옛날  강원도 골짜기에  스님이 동자승과 둘이서 절에서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눈이 많이 내린 어느 겨울날, 절간 곡식이 떨어져 스님은 동자승을 절간에 홀로 남겨 두로 아랫마을로 시주를 떠난다.

떠나 올적에는 하룻밤만 자고 절로 돌아가려고 마음먹고 절을 내려 왔으나, 때 아닌 폭설로 도저히 절로 돌아 갈수가 없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할 수 없어 이듬해 봄이 되어 눈이 녹아  스님이 절로 돌아갔을 때에는 동자승이 스님을 기다리다 추위와 배고픔에 못 견디고 죽고 말았다.

스님은 동자가 얼어 죽은 그 자리에 동자승 무덤을 만들어 주었는데, 그 무덤 자리에 동자승을 닮은 이름 모를 꽃이 피었는데, 이때부터  사람들은 이 꽃을 동자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동자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가지게 된다. 

동자꽃은 우리나라 각처의 산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생육환경은 산지의 반그늘에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약 40~100㎝이고, 잎은 긴 달걀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꽃은 주황색으로 줄기 끝과 잎 사이에서 나오고 지름은 4~5㎝이다. 열매는 8~9월경에 익으며, 종자 결실이 되면 외부를 둘러싸고 있는 껍질이 갈색으로 변한다. 종자 결실기에 벌레들이 많아 종자를 주 먹이로 하기 때문에 종자를 빨리 수확하여야 한다. 줄기는 전체에 털이 많으며 곧게 선다. 유사종으로는 꽃이 순백색으로 피는 흰동자꽃과 분홍동자꽃이 있다. 관상용으로도 쓰인다. 자고로 꽃이나 사람이나 다 자기만의 색깔과 향기와 사연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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