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부터인가 우리 앞에는 물을 깨끗하게 걸러 마시는 정수기가 등장 했다. 음식점이나 카페, 웬만한 업소 뿐 아니라 보통 살림집에도 가보면 어김없이 정수기가 눈에 들어온다. 우리 사는 땅이 거의 오염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증거다. 일본을 여행하는 기회가 있었다. 일본에서 놀랜 사실의 하나는 정수기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수돗물을 그대로 식수로 쓰고 있는 것이다. 거리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을 만나 보기도 쉽지 않았다. 일본 인구가 1억 2천만인데 담배판매 세수입이 5천만 한국정부의 세수입보다도 작다고 한다.  
 

광양시내에서 고급 자가용을 운전하던 운전자와 나란히 신호등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우연히 그를 보고 있었는데 피던 담배를 차창을 열고 그대로 길거리에 던지며 침을 뱉고 달려간다. 그 모습이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일본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일본 땅에 버리면 환경세를 많이 내야 함으로 한국이나 중국에 내다 판다는 얘기도 들었다. 개인의 삶과 공동체를 함께 생각하는 일본에서는 마음 놓고 물을 마실 수 있는데 개인은 있으나 공동체의식이 빈약한 한국에서는 반드시 정수기를 설치하고 물을 마셔야 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광양시에서 공급하고 있는 수돗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깨끗한 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수돗물 수질검사 결과 59개 항목 전체에서 수질기준이 모두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발표를 곧이 곧 대로 믿고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시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 의심스러운 것은 믿음이 가지 않는 나 한사람뿐인가?  
   

공무원이나 실무자 들을 불신해서가 아니다. 검사 기술이나 검사 결과를 의심해서도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환경 파괴와 공해 문제다. 명품 김을 생산하던 바다에서는 김을 생산할 수 없게 되었고, 오염된 폐기물들이 얼마나 매몰 되어 있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 독극물로 변한 폐유물들이 얼마나 지하에 흐르고 있는지 아무도 설명해 주지 못한다. 
 

중국에서 밀려오는 미세 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숨을 쉴 수는 있지만  하늘 과 바다와 강물을 덮고 있는 매연 가스, 스모그, 미세 먼지는 어떻게 방비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데나 던져 버리는 비닐, 종이컵, 패트병, PVC 제품 폐지들이 바다, 강물, 들판에 널려서 토질 오염에도 한몫을 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광양만 전국 1위, 바이오매스 발전소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배출주범! 광양목질계 화력발전소를 막자!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 동쪽(제철소) 공기 마져 심한데 이제는 서쪽(황방)까지냐? 지속적인 유해 산단 개발로 인해 광양은 떠나고 싶은 도시 1위로 만들 작정입니까?.” 이 언론 보도는 무엇을 우리에게 말하는가?  불안감 없이, 정수기 없이, 마음 놓고 물을 마시는 공동체는 누가 만들어 줄 것인가? 누구의 책임인가 를 밖에서 찾을 것 이 아니라 우리들 각 개인, 한사람,  한사람이 스스로 깨어나서 환경오염,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데나 폐기물 을 버려서 환경을 오염시키는 야만적인 악습을 버리지 않는 한 맑은 물을 마실 수 있는 자격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우리 광양 물 이렇게 깨끗해요!” 자랑하며, ”청정 광양물“ 이 명품이 되어, 전국 시장을 휩쓸 뿐 아니라 세계시장 에서 불티나게 거래되기를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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