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와 이미지의 문화비평가였던 롤랑바르트는 이런 말을 했다. “자본주의 시대 우리 삶은 둘로 분열된다. 하나는 존재하는 삶이고 또 하나는 소유하는 삶이다.”

에리히 프롬 역시  소유냐 존재냐는 책을 통해 소유보다 존재하는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제대로 존재하려면 소유물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게 돈이든 명예든 일단은 어느 정도 사람 행세를 할 수 있어야 존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는 존재는 막연한 이상이나 망상에 다름 아닐 수도 있다. 다만, 현대인들이 지나치게 소유에만 목을 매고 있다는 게 문제다. 필요 이상의 재화를 가지기 위해 자신의 존재마저 쉽게 물질화 해버리는 것이다. 

존재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소유물로 자신을 증명하려고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게 마련인데, 그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언제나 나보다 많이 소유하는 사람이 항상 있기 때문이다. 고급 승용차와 호화스러운 집을 가져야만  만족감이나 존재감을 느낀다면 참으로 불행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물질로 만족 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격적인 관계로써 만족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주 우연히 길을 가다가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 길모퉁이를 돌아가는 노인의 모습을 보면서 과연 인간답게 존재한다는 것이 뭔지 새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적절한 소유(이 역시 계량화 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가 뒷받침 되지 않는 존재감은 그 자체가 이미 허상에 불과하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결국 소유와 존재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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