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하고 아이 낳을 수 있도록
지난 1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7 국제인구콘퍼런스’ 기자회견에서 마쓰야마 마사지 일본 1억 총활약상은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현재 하고 있는 정책을 되도록 빨리 시행할 것"이라며 "아이들 교육 부담,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부담을 하루라도 더 빨리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실행하고 첫째 아이를 갖는 용기를 내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구절벽, 생산가능 인구 감소, 경제성장 둔화, 지방소멸 등 저출산 문제에 대한 다양한 담론이 등장하는 가운데 저출산, 고령화의 심각성에 대한 우리사회의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아직은 국가·지자체 주도적이고 단편적인 부분이 많아 물리적·시간적·심리적 사각지대 해소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출산  양육 문제 위해 보육재단 출범
광양시에서는 출산 및 양육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의 책임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기업, 가족,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 전 사회적인 동참분위기를 형성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지난 2014년부터 약 3년간의 노력을 기울여 마침내 지난 7월 3일 광양시 어린이보육재단을 공식 출범하였다.
 광양시 어린이보육재단은 아이를 낳기만 하면 키우는 것은 지역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저출산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 청년, 젊은 부부가 살기 좋은 행복도시를 실현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재단의 수혜대상은 취학 전 영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 학부모, 보육교사, 어린이집 등으로 광양시에서는 금년부터 5년간 매년 5억원을 재단에 출연할 예정이며, 시 출연금과 기부금은 기본재산으로 적립되지 않고 사업비로 직접 사용될 예정이다. 많은 우여곡절 끝에 어렵사리 출범한 광양시 어린이보육재단이 출범 4개월을 경과하는 시점에서 그간 운영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짚어보았다.
보육전담 직원 배치
 재단은 현재 별도의 사무국을 두지 않고 광양시청 보육팀에 2명의 직원이 배치되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간 재단은 안정적 운영체계 구축 및 기반 마련을 위해 홈페이지 및 재단을 상징하는 로고 제작, 각종 매체를 활용한 홍보활동 전개, ‘공감’ 서포터즈단 모집, 후원금 기탁식 개최, 국내·외 보육시책에 대한 조사·연구, 관계자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출범 1년차 시범사업으로 광양형 방과후 돌봄 어린이집 운영, 어린이집 대체보육교사 지원사업, 발달장애아동 조기 발견 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광양형 방과후 돌봄어린이집 운영은 야근 맞벌이 가정의 만 5∼6세 취학 전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 어린이들을 부모 퇴근 때까지 돌보는 사업으로 7월초 광양읍 한빛어린이집과 중마동 올래어린이집이 운영 어린이집으로 지정되어, 이용 아동들에게 무료로 급·간식을 제공하고 전담교사 2명(유아부 1명, 초등부 1명)을 통해 독서와 맞춤형 과제 등을 지도하고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체보육교사들 적극 활동 
 어린이집 대체보육교사 지원사업은 보육교사들이 질병, 보수교육, 부모상, 경조사 등으로 근무가 어려울 경우 신속하게 해당 어린이집에 대체인력을 파견해 보육업무의 공백을 메우는 것으로 지난 7월 공개모집을 거쳐 선발된 17명의 대체보육교사들이 사전교육을 거쳐 8월부터 관내 145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지원되고 있다.
 발달장애아동 조기발견 지원사업은 만6세 이하 취학전 아동 중 발달장애 징후가 있는 아동을 조기에 발견해 정밀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여 각 개인의 수준에 맞는 치료방법을 안내하고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더불어 원활한 대인관계와 사회생활 적응을 돕고자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달 27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으며, 해당 아동들은 관내 소아 정신의학 전문병원인 허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예정이다.
행복한 보육도시 기반구축
재단 출범 2년차인 내년에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행복도시 광양 실현을 선도하는 공익재단’을 비전으로 재단의 안정적 운영기반 및 아이가 있어 행복한 보육도시 기반구축을 위해  ▷적극적인 재단 홍보활동 전개 ▷ 시민과 다양하게 소통·협업하는 채널마련 ▷양질의 보육서비스 제공여건 구축 ▷지역 맞춤형 보육사업 추진 등 4대 과제가 추진된다. 단위사업 선정 및 세부 추진방안은 시민 의견 수렴 및 관계자 자문, 연관 자료와 유사 사업 추진사례 등 검토를 통해 11월 하순경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한편, 재단은 10. 23일 기준 약 5억5천만원의 후원금을 접수한 상황이며, 저출산, 영유아 감소문제 해결에 뜻을 같이하는 시민, 공무원, 단체, 기업 등의 후원금 참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후원금 기탁자 가운데  광주에서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정은주 원장, 수혜를 받아야할 어린이집 관계자, 군 복무 기간동안 조금씩 모아 저축한 돈을 기탁한 황이삭 군, 어려운 재정상황에도 10월 15일 홈경기 입장수입을 전액 기탁한 전남드래곤즈 등은 재단사업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대 확산의 훈훈한 미담사례가 되고 있다.
 시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
지난 9월 6일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지방소멸 연구결과에 의하면 전라남도는 금년도에 광역단체중 최초로 소멸 위험단계에 진입하였고, 앞으로 30년 안에 전국 시군 가운데 84곳 1,383개 읍면동이 ‘인구소멸지역’이 될 것이라 전망하였다. 우리 지역은 위험지역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막연한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걱정보다는 지역사회 모두가 나서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강구하고, 체계적이고 종합적이며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병환 교육청소년과장은 ‘광양시 어린이보육재단의 출범은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아이 양육하기 좋은 행복도시 실현을 위해 보육사업을 보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선택이며 시작이다. 아무쪼록 관망과 걱정보다는 부모들이 육아부담을 덜고 보다 아이 키우기 좋은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시민들께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재단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 제시 및 공감 서포터즈단 모집에도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황재우 이사장 인터뷰
다 알다시피 광양시가 최초로 광양시어린이보육재단을 출범시켰다. 이는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한 광양시가 야심차게 추진한 사업으로 광양시의회에서 3번이나 관련 조례가 부결되는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이라 더욱 어깨가 무겁다. 솔직히 수십번 고사를 했지만 광양기업 대표를 맡고 있는 광양의 한 사람으로 고향을 위한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으로 이사장직을 수락했다. 

얼마 전 신문에서 일본의 인구 5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가 도서관하나를 잘 운영해 연간 1백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하고, 2백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어린이보육재단은 광양시가 전국 최초로 설립한 것인데, 단순히 시 예산과 기부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사업비를 대상자들에게 골고루 나눠주는 일을 하는 단순 집행기관이 아니다. 

앞선 일본 시골도시의 사례처럼, 보육과 관련된 특색 있는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돈키호테적인 발상인지 모르겠지만 전국 최초로 보육재단을 만든 광양시에 어린이 및 보육과 관련된 모든 산업을 유치할 수 없는지, 장난감부터 아동용 가구, 의류 등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양육에 필요한 유아대상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클러스터를 광양에 유치할 수 없는가에 대해서도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보편적인 도서관 하나만 특색 있게 운영해 도시 브랜드를 만든 사례처럼 어린이와 관련된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산업을 유치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광양을 찾아오게 하고, 광양을 어린이들의 파라다이스로 만들어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한 고민이 절실한 현실이다. 그리고 보육재단이 주어진 재원을 수혜기관에 단순 배분하는 업무만 해서는 당초 목적과 빗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보육도시를 지역 브랜드화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 물론 고민이 고민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따라 유수 대학에 용역 의뢰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세금인 예산으로 탄생한 재단이다 보니 사무국을 두지 않고, 직원도 뽑지 않고 출범했다. 재단을 위한 일반관리비를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관리예산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공공재단 설립에 대한 우려들이 있는데, 실제 사업비에만 예산과 기부금을 사용하려고 한다. 보육을 광양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부분에 대해 시민들도 관심을 갖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시민들도 관심 갖고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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