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지인의 친구가 우울증(憂鬱症)으로 자살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근래 들어 벌써 두 사람이 그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을 접하니 마음이 아팠다. 건강한 사람들 시각에서 보면 자살하는 사람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오죽했으면 이생의 줄을 놓았겠는가. 사실 보통 사람도 가끔씩은 한 두 번씩 자살에 대해 생각한다고 한다. 다만 그것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심각하지 않을 뿐이다. 알고 보면 우리는 모두 자살 보균자를 체내에 가지고 살아가는 셈이다.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니 우리나라는 매일 37명이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이를 1년으로 셈하면 무려 1만3000여명이나 되는데, 한국이 15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 '자살공화국'이라는 불명예 타이틀까지 얻고 있다. 거기에다 우울증까지 증가하고 있어 국민 정신건강이 보통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우울증은 세계보건기구가 인류에게 가장 큰 부담을 초래하는 10대 질환 중 3위로 보고하였을 만큼 중대한 병이다. 빽빽할 울(鬱)이라는 한자만 봐도 그렇다. 생각(憂)이 꽉 막혀(鬱) 바른(正/症) 길을 찾지 못해 헤매는 증상이 바로 우울증이다. 살아갈 희망이나 길이 전혀 보이지 않을 때, 우울증은 극복할 수 없는 마음의 병이 돼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것이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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