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대부분 뉴욕하면 5번가의 쇼핑을 떠 올린다. 그러나 박물관, 미술관 구경을 먼저 하라고 권한다. 그곳을 보면 그 나라와 도시를 한 번에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돈 주고도 겨우 몇 점 볼 수 있는 거장들의 작품을 저렴하게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공립도서관 그 웅장함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뉴욕의 대표 뮤지엄, 메트로폴리탄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로 선사시대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 모든 시대에 걸친 거장들의 작품을 무려 300만 점이나 소장하고 있는 뉴욕의 대표적인 뮤지엄이다. 그동안 책에서 봤던 예술 작품을 모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렇다 보니 매해 방문객만 무려 6백3십만 명에 이르며 뮤지엄 건물 규모 역시 5만 7000여 평으로 어마어마하다. 뮤지엄은 워낙 작품 수가 많고 규모가 방대해 체력과 시간 여유는 필수. 모든 작품을 꼼꼼히 보려면 하루로 부족하다. 이번 여행에서는 5층 옥상을 개방해 새로운 작품들을 만나고 센트럴파크를 한눈에 내려다 보는 행운을 얻었다.

‘도네이션 티켓’ $1 이상이면 Ok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개관 당시엔 소장품이 170여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뉴욕은 예술을 사랑하는 엄청난 부호들의 도시다. 록펠러 가문을 비롯한 쟁쟁한 부호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결과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현재도 메트로폴리탄 운영에는 재력가들의 기부가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티켓 요금은 있지만 기부 입장이 가능하다. 매표소에서 ‘도네이션 티켓’을 사겠다고 하면 얼마를 기부하겠냐고 묻는다. $1 이상이면 Ok다. 대단한 구경을 단 돈 $1로 한다는 건 뉴욕에서 만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다. 한국어로 된 오디오 대여는 무료. 설명을 들으면 자세한 관람이 가능하다. 규모가 워낙 큰데다 미로처럼 얽혀있어 한국어 안내서 지도를 활용하는 것이 좋고 방 번호를 확인하며 번호 순대로 관람하자. 뉴욕의 뮤지엄과 박물관들은 대부분 사진촬영이 가능하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티켓이 있으면 당일에 한해 더멧브로이어와 클로이스터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명품거리에 자리한 뉴욕공립도서관
이곳은 도서관이 세워지기 전 맨해튼 곳곳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크로톤 저수지였다. 그러나 1880년대 저수지가 매립되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을 짓기로 결정됐다. 당시 5애비뉴 42번가는 땅값이 비싸 수익을 생각한다면 도서관을 짓기에는 아까운 자리다. 어떻게 노른자위 땅에 무료 도서관이 들어설 수 있었을까? 이는 기부의 힘이었다. 전 주지사 새뮤얼 틸던이 전 재산을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기부가 줄을 이었고 1911년 미국 최대 규모의 도서관이 탄생한 것이다. 누구에게나 정보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 그들의 투자, 100년 전의 선택이 지금의 뉴욕을 만들었다.
뉴욕공립도서관의 명물은 에드워드 클라크 포터가 조각한 도서관 계단을 지키는 사자들이다. 남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인내(Patience), 북쪽을 향하고 있는 것은 불굴의 정신(Fortitude)을 뜻한다.

공공기관임에도 기부자들에 의해 운영
5th Ave at 42nd St, 뉴욕 중심에 있는 뉴욕공립도서관이 이방인인 우리에게도 매력적인 이유는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열려있는 세계에서 가장 개방적인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가 아닌 기부자들에 의해 운영된다. 때문에 홀과 벽면에는 기부한 사람과 기업들의 이름들로 가득하다. 도서관에는 3천 800만 점이 넘는 도서와 소장품들이 무려 120km에 달하는 책꽂이에 진열되어 있다. 셰익스피어의 첫 작품집, 제퍼슨의 독립선언문 자필원고 등 희귀본을 소장하고 있으며 희소가치가 있는 컬렉션은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접속 가능하며 장서를 검색할 수 있는 도서검색 시스템은 세계 제일의 속도를 자랑하며 원하는 책을 단 15분 안에 찾을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첫 취업, 도서관 덕분
시대에 따라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뉴욕공립도서관. 현재는 구직은 물론, 건강보험상담, 주택거래상담, 시민권을 얻는 방법, 이력서 작성법까지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모든 창구 역할을 도맡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직장도 이 도서관의 도움에서 시작됐다. 오바마는 졸업 후 이곳 도서관 직업정보센터의 도움을 받아 한 지역단체에 취업했다고 한다.
앞서가는 21세기 뉴욕공립도서관을 돌아보며 도서관의 참 역할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누구에게나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사계절 다른 모습, 브라이언트 파크(Bryant Park)
뉴욕공립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브라이언트 파크는 빌딩으로 둘러싸인 뉴욕의 대표적인 공원 중 하나다. 하지만 브라이언트 파크는 지금의 모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어두운 과거를 갖고 있다. 1800년대 공동묘지로 사용됐으며 1970년대까지도 약물 중독자와 마약자들, 몸을 파는 여자들과 노숙자들이 모이는 위험한 곳으로 전락해 출입금지였다. 록펠러 재단이 공원을 전면 재정비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7년간의 프로젝트 끝에1992년, 다시 문을 연 브라이언트 파크는 어두운 과거는 상상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봄에는 다양한 꽃들이 가득한 싱그러운 정원, 여름엔 필름(영화) 페스티벌이 펼쳐지는데 입장료는 무료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에 맞게 리딩 룸(Reading Room)을 설치해 야외 공간에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고 겨울에는 아이스 링크장으로 화려한 변신을 한다. 빌딩숲 속에서 타는 스케이트는 뉴욕에서만 맛볼 수 있는 꿀 재미다. 스케이트 대여료는 $14, 입장료는 무료다.

 한 달간 뉴욕에 머물며 지도 한 장 들고 홀로 하는 여행인지라 지나는 사람들에게 사진 한 컷 부탁하며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고 매일 다른 곳을 찾아 수많은 영상과 사진을 담아왔다. 우와~~좋다를 연발, 이런 것이 행복인데를 외치며 일상에서 탈출한 행복한 여행. 우리는 여행을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예상치 못한 비바람도 만나고 기가 막힌 경치를 만나기도 하는 인생길. 그 속에서 우리는 잘 살아가는 비법을 깨닫게 된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힘들고 지치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넘나들며 나를 성장시킨다. 화려한 도시, 여유와 낭만이 공존하며 영혼이 자유로운 도시 New York에서 꿈같이 달콤한 홀로 여행을 즐기며 10년은 젊어진 듯한 행복에너지 충만에 깨꽃 같은 웃음이 사르르 번진다. 
                              뉴욕에서 조경심 기자

▲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메트로폴리탄미술관     ▲ 뉴욕공립도서관     ▲ 뉴욕공립도서관     ▲ 브라이언트 파크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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