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몸이 영 찌뿌둥하다. 몸이나 마음이나 항상성을 한번 잃게 되면 그것을 회복하는 데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단순히 세월 탓만은 아닌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좀 더 쉬고 싶지만 어디 그게 이녁 마음대로 되는 일이던가.

사람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선 몸도 마음도 적당한 완급조절이 필요한 법이다. 마치 자동차가 안전하고도 멀리 달리기 위해서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듯이.

휴가를 마치고 출근한  첫날, 새벽같이 출근해 다음 주엔 뭘 쓸까? 하며 고민하고 있는데, 매미울음소리가 자꾸 내 마음을 잡아끈다. 매미 울음소리가 더 커지고 애절해진 것을 보니 벌써 가을을 체감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매미는 여름 한 달 보내려고 17년을 굼벵이로 산다고 한다.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참 불쌍해 보이지만, 그래도 자기만의 목소리(수컷들만 소리를 냄)로 최선을 다해 우는 모습은 자못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그래서 도인들을 매미에 비유했는지 모른다. 홀로 나무에 매달려 우는 모습이 마치 도를 닦는 것 같다는 뜻에서 ‘매미 선(蟬)’자에 홑 단(單)자를 붙여 준 것이다.

아마 여름이 끝나면 선탈(蟬脫 매미가 허물을 벗는다는 뜻으로, 낡은 형식을 벗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한 매미의 죽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을 마무리하고 다시 매미울음소리에 귀를 기울이는데, 매미가 마치 “너는 지금 네 목소리를 내며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가?” 하며 자꾸 추궁하는 것만 같다.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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