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소상

지난 17일 한 달간의 일정으로 뉴욕으로 날아왔다.  그리고 시차 적응할 여유도 없이 세계 어느 곳보다 숨가쁘고 치열하게 움직이는 경제도시 뉴욕 곳곳을 찾아 다닌다.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곳이자 세계 경제의 핵이며 미국 권력의 상징인 월 스트리트, 9.11테러의 표적이 됐던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맨해튼 최대 아울렛 센추리21, 자유의 여신상,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이 잠들어있는 뉴욕연방준비은행 등을 찾았다.

20세기 최악의 사건 9.11 테러, 현재 월드 트레이드 센터
2001년 9월 11일. 보스턴을 떠나 LA로 향하던 항공기가 알카에다 이슬람 테러조직에 의해 공중 납치됐고 곧 이어 또 다른 항공기가 납치됐다. 항공기는 110층짜리 쌍둥이 빌딩으로 날아들었고 무서운 속도로 건물과 충돌했다. 4대의 민간 항공기를 납치해 벌인 자살 테러였다. 세계 무역 경제의 상징을 폭파한다는 것은 곧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였다. 엄청난 폭발로 인해 먼지와 연기는 맨해튼의 절반을 뒤덮었고 147명의 승객과 10명의 테러리스트는 모두 목숨을 잃었다. 빌딩 안과 부근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했고 결국 9.11테러는 총 3천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9.11테러는 20세기 최악의 사건으로 기록됐으며 테러와의 전쟁에 돌입하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다시 태어난 월드 트레이드 센터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미국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자 세계에서 여섯 번째 높은 빌딩으로 기록되며 다시 태어났다. 총 높이 1776피트는 미국의 독립 선언 연도를 상징한다. 과거 월드 트레이드 센터 북측 타워 높이에 상징적인 의미의 첨탑을 더 얹었다. ‘프리즘 타워’라는 별칭처럼 첨탑이 2천 개의 유리로 덮여있어 멀리까지 빛을 뿜어낸다. 총 104층 규모 중 100층은 전망대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는 두 개의 빌딩이 완성됐으며 현재 3번째 빌딩을 건설 중이다.
뮤지엄 앞에 거대한 두 개의 풀은 쌍둥이 빌딩이 서있던 위치에 같은 넓이로 아픔을 담은 내셔널 9.11 메모리얼 뮤지엄이 만들어졌으며 풀 테두리 동판에는 그 날 희생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세계의 돈을 주무르는 뉴욕 증권거래소
뉴욕증권거래소가 위치한 곳이 바로 월 스트리트다. 월 스트리트는 말 그대로 담이 있는 거리라는 뜻. 인디언들과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 네델란드인들이 이곳에 이주해 살면서 담을 높이 쳐놓고 살았다. 그 후 담은 철거됐으나 지금까지 월 스트리트로 불린다. 오늘날 월 스트리트가 있게 한 J.P.모건의 본거지. 1907년 미국은 주가가 폭락하며 금융기관들의 지불 불능 사태가 속출했고 은행들의 부도가 이어졌다. 이에 모건은 개인 자금으로 은행을 지원하고 다른 기업가들과 함께 금융권을 안정시켰다. 세계 금융의 메카로 불리고 있는 뉴욕증권거래소는 하루 거래량만 약 2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규모로 건물은 미국역사기념물로 지정됐다. 주식시장이 자본시장의 꽃으로 불리며 이곳 전광판은 하루의 장이 멈출 때까지 세계 주식시장이 쉴새 없이 움직임으로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고 표현되기도 한다. 뉴욕증권거래소와 모건 빌딩, 페더럴 홀은 삼각형으로 서로 마주보고 있다.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페더럴 홀
뉴욕 시청으로 지어져 1789년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된 이곳은 그 해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던 곳으로 조지 워싱턴 동상이 건물 앞에 자리하고 있다. 본 건물은 철거되어 1842년 세워진 세관 건물이 페더럴 홀로 불리고 있으며 현재는 국립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이 잠들어 있는 뉴욕연방준비은행
맨해튼은 세계에서 금이 가장 많이 보관된 곳, 그 중 가장 많은 7천 톤이 넘는 금이 이곳에 잠들어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관소인 이곳은 금의 소유권이 바뀔 때 외에는 일체의 비용을 받지 않고 공짜로 금을 보관해준다. 단지 그들의 명줄을 쥐고 있을 뿐이다. 지하 24m에 위치한 금 보관소는 하루 180명에게만 월, 금요일 1시, 2시에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 오픈되며 카메라는 물론 스마트폰을 소지할 수 없다. 영화에서나 보던 금속탐지기를 통과해 5분간만 머물 수 있는 그야말로 철통보안이다.

미국 경제 파워의 상징, 황소상 중요 부위를 만져라
월 스트리트에 가면 누구라도 반드시 인증샷을 찍고 오는 필수 코스, 바로 황소상(브론즈상)이다. 그런데 사진을 찍는 이들은 남녀 할 것 없이 황소의 중요 부위를 만지며 인증삿을 찍는다. 황소상의 중요 부위를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덕분에 황소의 중요 부위는 이미 닳을 대로 닳아 색깔이 변했다. 이 황소상은 1987년 뉴욕 증시가 최대로 폭락하자 시민들은 실의에 빠졌다. 이에 한 조각가는 증시의 강세장을 ‘Bull Market’, 약세장을 ‘Bear Market’이라 부르는 것에 착안해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황소상을 자비로 제작해 1989년 뉴욕증권거래소 앞에 몰래 설치했다. 이에 당국은 불법 설치물로 간주해 황소상을 철거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황소상은 미국 경제의 힘과 뉴욕증시의 호황을 상징하는 세계적인 동상이 됐다. 여행에선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 어디까지나 속설에 불과하지만 이 역시 추억이니 부끄러워 말고 당당하게 인증샷 제대로 남겨보자.

뉴욕 증권거래소, 페더럴 홀, 미국 금융 위기를 구제한 모건 빌딩, 뉴욕연방준비은행은 월 스트리트에 나란히 위치해 있어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며 월 스트리트 인근 배터리 공원에서는 자유의 여신상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뉴욕에서 조경심 기자

▲ 월드 트레이드 센터     ▲ 뉴욕연방준비은행

조경심 기자  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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