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마음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아프지 않은 사람 없고 상처 없는 사람 없다.  우리는 모두 그렇게 알게 모르게 앓아가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 ‘앓다’와 ‘알다’가 같은 어원에서 출발했다고 우기겠는가.

딴은 그렇다. 내 딴에는 상대방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소한 오해 하나가 그렇게 가깝던 관계를 지구에서 달의 거리만큼 멀어지게 만들고 만다. 결국 작은 오해가 상처를 만들고 그 상처는 시간의 자양분을 먹고 점점 커져 마침내 마음까지 시름시름 앓게 만들고 마는 것이다. 

며칠 전 점심 먹으러 가던 길에 소나무에 박혀 있는 대못을 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저 소나무도 엄연히 살아있는 생명체인데 누가 저렇게 못질을 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왔다. 아마도 소나무 병충해 때문에 수액 병을 걸어 두기 위해 못질을 한 것처럼 보이는데, 미처 그 못을 발견하지 못했지 않았나싶다. 하긴, 저 소나무만 대못을 박은 채 살아가지는 않을 테다.

우리도 마음 속 어딘가에 대못 서 너 개쯤 박힌 채 살아갈 것이다. 나도 남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을 테고 또 상대방도 내게 그렇게 대못을 박기도 했을 터. 앞으로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은 해 보지만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자꾸 결심이라도 해 보련다. 그나저나 저 소나무에 박힌 대못부터 얼른 뽑아줘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할 것 같으니까. 

홍봉기 기자  lovein29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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